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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핵 논의 없는 남북 대화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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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핵 논의 없는 남북 대화의 한계

입력
2005.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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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한 관심 속에 개성에서 열렸던 남북 차관급 회담이 어제 끝났다. 남북 당국자 회담으로는 10개월 만에 열린 이번 회담에서 남북은 조만간 장관급 회담을 열기로 하는 등 남북대화 정상화에 의견을 접근시켰다.

북한의 핵과 6자회담 복귀 문제에 대해 이렇다 할 진전을 이끌어내지 못한 것은 유감이나 앞으로 장관급 회담 등을 통해 이 문제를 논의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다음달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 5주년을 맞아 남북이 공동으로 기념 행사를 치르면서 남북관계를 실질적으로 진전시키는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남측은 이번 회담에서 북측에 상당한 양의 비료를 지원해 주기로 약속했다. 북측의 상응한 조치가 없는데도 비료를 주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견해도 있다. 그러나 인도적 차원의 지원에 조건을 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남북간 신뢰를 쌓고 북측과 대화의 끈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일정 범위 내에서 인도적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하지만 재개된 남북 당국자회담이 북한의 6자회담 복귀와 북핵 문제 해결의 돌파구 마련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무의미하다. 남측 수석대표인 이봉조 통일부 차관이 회담 기조연설 등을 통해 밝혔듯이 북핵 문제 해결 없이는 남북간 화해 협력이나 북측이 주장하는 민족공조는 불가능하다.

북한이 남북대화 재개를 통해 농사철에 임박해서 시급한 비료를 지원 받고 핵 문제와 관련한 미국 등 국제사회의 압박을 완화시키는 데만 관심을 가졌다면 큰 오산이다.

북한은 그같이 임시변통의 전술로 현재의 위기상황에서 절대 벗어날 수 없음을 분명하게 깨달아야 한다. 아울러 북한은 6자회담에 복귀할 경우 ‘중요한 제안’을 마련하겠다고 한 남측의 성의에 대해서 진지하게 검토해 주기를 바란다.

이번 회담은 남북간에 아직 넘어야 할 벽이 두텁다는 사실도 새삼 확인시켰다. 하지만 남북은 인내심을 갖고 모처럼 마련한 대화의 모멘텀을 살려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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