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참패 이후 당 쇄신 방향을 고민 중인 열린우리당은 지금 보이지 않는 내전 상태다. 전선은 기간당원제, 민주당과의 통합론 등을 놓고 친(親)유시민 대 반(反)유시민 구도로 형성돼 있다. 지난 전당대회 때 송영길 의원 등 386세력과 유 의원의 전면전에 이은 2라운드다.
이번 대결의 특징은 유 의원을 공격하는 측에 문희상 의장, 천정배 전 원내대표 등 거물급 인사와 개혁진영의 일부가 가세했다는 점이다. 또 지난번이 전면전이었다면 이번은 간헐적으로 치고 빠지는 게릴라전 양상이다. 여기엔 혁신위의 본격적인 활동과 맞물려 기간당원제 문제 등을 유리한 쪽으로 끌고 가려는 계파간 힘겨루기 측면이 있다.
천 의원은 최근 광주ㆍ전남 언론사 간부들과 만나 “지난 전당대회 때 개혁당 세력에서 의장이 나왔다면 당이 쪼개지는 사태가 왔을 것”이라며 유 의원을 겨냥했다. “유 의원의 독선적 언행 때문에 당내 개혁진영이 손해를 본고 있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문 의장도 16일 “생판 무임승차를 한 사람들이 자기 혼자만 개혁한다고 주장하는 건 자기만 옳다는 도그마에 빠진 것”이라고 말했다. 표적은 역시 문 의장의 개혁과 민생 동반 달성론에 반기를 들었던 유 의원 진영이다.
이에 대해 유 의원은 공식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그 동안 현안에 대해 거리낌 없이 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제는 상임중앙위원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겠다는 의도다.
대신 ‘유빠’로 불리는 지지자들이 적극 나서 대리전을 펴고 있다. 이들은 우리당 홈페이지 당원게시판을 “어영부영 넘어가선 안 된다. 합당을 꺼내는 자는 출당해야 한다”(ID jjw72), “두고 보자 종이당원이 이기는지 진성 당원이 이기는지…”(baramann), “기간당원제를 무력화하려는 시도에 대해서 저항”(polyholly) 등의 글로 도배했다.
한 재선 의원은 “당 혁신논의가 유 의원에 대한 태도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것은 당이 처한 정확한 현실 진단과 대안도출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경호기자 sooy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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