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람배는 돌 가리는 방법이 약간 특이하다. 기존의 방식은 대국자 중 한 쪽이 백돌을 한 움큼 쥐면 상대방이 흑돌을 한 개 바둑판 위에 올려 놓아서 홀수가 나오면 자동적으로 흑을 쥐고 짝수면 백을 갖도록 되어 있었지만 오스람배에서는 홀짝을 맞추었을 경우 흑백 선택권을 갖는다. 맞추지 못하면 반대로 돌을 쥐었던 사람에게 선택권이 넘어 간다.
아직도 흑이 유리하다는 것이 정설이므로 대부분의 기사들이 자신에게 선택권이 주어졌을 때 흑을 택하고 있지만 덤이 6집반으로 늘어나면서 최근에는 백을 택하는 경우도 종종 생겨나고 있다. 이 같은 돌가리기 방식은 원래 응씨배에서 사용되던 것인데 종전 방식보다 더 합리적이라는 평가여서 올해부터는 LG배에서도 이를 채택하키로 하는 등 국내 바둑계에서도 점차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이 대국에서는 입단 선배인 허영호가 돌을 쥐어서 홍성지가 홀짝을 맞추지 못하자 선택권이 허영호에게 넘어 갔는데 허가 흑을 선택했다.
패기만만한 신예들의 대결답게 백을 쥔 홍성지가 빈 귀를 놓아 둔 채 우상귀와 우하귀에 계속 걸쳐서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나왔다. 허영호도 기세에서 질 수 없다는 듯 7로 바깥쪽에서 붙이자 백은 8로 응수, 13까지 요즘 유행 정석이 하나 등장했다. 과거에는 흑9로 참고도 1로 젖혀서 12까지 진행(11 …▲)하는 것이 흑백 피차 불만이 없는 정석 수순이라고 되어 있었으나 요즘은 흑이 별로 실속이 없다는 쪽으로 평가가 바뀌어서 실전에서 거의 등장하지 않고 있다. /박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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