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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영화제 '만달레이'출연 대니 글로버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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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영화제 '만달레이'출연 대니 글로버 쓴소리

입력
2005.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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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제 58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오른 덴마크 감독 라스 폰 트리에의 신작 ‘만달레이’(Manderlay) 기자회견에서 단연 눈길을 끈 이는 대니 글로버(63).

미 앨라배마주의 흑인노예 농장을 배경으로, 노예를 해방시킨 후 민주적으로 농장을 경영하려는 여자 농장주의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에 그는 흑인 노예로 출연했다. 글로버는 “흑인은 여전히 차별 받고 있지만 사람들은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에서는 매년 400여 편의 영화가 만들어지지만 그 중 노예제도를 다룬 영화는 찾기 힘듭니다. 믿기 어렵겠지만 흑인의 70%는 여전히 흑인학교에 가고 5%는 감옥에 가 있습니다.”

그는 ‘만달레이’ 출연 동기를 “대본을 받았을 때 백인 시각으로 노예제를 바라보고 있다는 점에 놀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우습게도, 민주주의의 기초를 세우던 시기 미국에선 노예제도가 시행되고 있었습니다.

미국의 산업화도 아프리카에서 건너온 노예들 덕분입니다. 정말 모순된 현실이지요. 아직도 남부에서는 흑인들이 강제 노동에 동원되고 있습니다.” 글로버의 말은 논리정연하고 힘이 있었다.

한 기자가 “영화가 약간 불편하다”고 언급하자 한 흑인 기자가 “흑인들이 나와 그런거냐”고 반문한 뒤 회견장을 박차고 나가 잠시 어색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글로버는 “사실 나는 ‘흑인’이라는 사실이 유독 부각되는 배우다. 그 이미지 때문에 불편하지는 않지만 좋아하지도 않는다”며 분위기를 수습했다.

그는 정치적 소신이 강하기로 유명하다. 최근 유엔이 반쿠바 정책을 합법화 하는 인권결의안을 통과시키자 이에 반대하는 ‘세계 지성 4,000명 서명’에 동참했고 지난해에는 주미 수단대사관 앞에서 다르푸 지역에서의 인권유린에 항의하는 시위를 하다 연행되기도 했다. 지난 미 대선 때는 부시 반대진영에 서서 반부시 텔레비전 광고에 출연하기도 했다.

칸=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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