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10개월 전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에 취임하면서 3,000여 임직원 앞에서 "변화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했다. 공익성을 추구한다고 해서 그 공기업이 비효율적으로 경영될 수도 있다는 변명은 더 이상 통할 수 없다. 기업의 성격에 따라 경영혁신의 세부적인 내용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고객 중심의 서비스 제공, 성과 중심의 효율적인 경영시스템 마련, 윤리경영을 통한 건전한 기업문화 형성, 대화와 협력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노사관계 구축 등 지향점은 공통적일 것이다.
사장이 앞장선다고 해서 혁신이 일사불란하게 진행되지는 않았다. 부단한 학습과정을 거쳐 문제를 발굴하고 추진조직을 정비해 나갔다. 혁신과제 로드맵을 설계하고 경영혁신 선포식도 개최했다. 전 직원이 함께 혁신에 매진한 결과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전년 최하위였던 청렴도가 금년에는 전체 공기업 중 2위로 나타났다. 고객만족도 역시 많이 좋아졌다. 정부 산하 검사·검증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 중 최초로 검사업무 리콜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검사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으로서는 파격적인 행보다. 노조와도 대화를 바탕으로 동반자적 협력관계가 유지되고 있다. 전사적으로 경영 혁신을 추구하면서 공기업 혁신의 모범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이 정도면 2006년 평가에서는 어느 정도 높은 순위로 도약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인정할 것은 인정해 주도록 하자. 정부혁신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볼 것이 아니라 잘하고 있는 것은 칭찬해주어야 한다. 잘못한 일은 더욱 호되게 꾸짖어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일부에서 혁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으로 "무늬만 혁신이고 과거와 다를 바가 없다"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혁신은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단시일에 뭔가를 보이겠다면 전시행정에 불과할 것이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성과가 없더라도 지속적으로 중심을 잡고 추진하여야 한다. 이제 조금씩 성과를 내기 시작한 혁신에 대해 비판을 위한 비판만을 하는 것은 발전에 장애가 될 뿐이다. 여기서 혁신이 멈춰진다면 더 이상의 발전을 생각할 수도 없고 그 손해는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 자명하다.
아직도 혁신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며 "혁신… 뭡니까, 이게"라는 사람이 있다면 진심으로 한마디 해주고 싶다. 요즘 인기있는 개그프로를 패러디한 것이다. "혁신… 한번 빠~져 보실랍니까?"
송인회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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