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버랜드가 금융지주회사 논란을 불러온 삼성생명 지분을 지분법 적용대상에서 제외키로 했다.
삼성에버랜드는 16일 공시한 1ㆍ4분기 사업보고서를 통해 “기업회계기준서 제15호 적용 내용이 바뀜에 따라 당기부터 삼성생명 주식(지분 19.34%)을 지분법 적용 투자주식에서 매도가능 증권으로 대체했다”고 밝혔다. 지분법을 적용하면 실적 변동에 따라 보유 주식 가치 등이 변하게 된다.
삼성 관계자는 “그 동안 삼성생명 지분에 대해 지분법을 적용한 것은 에버랜드가 삼성생명의 빌딩관리를 맡고 있다는 내부거래(약 500억원) 때문이었으나 기업회계기준서 상 내부거래와 관련된 내용이 올해 1월부터 개정 적용되면서 이같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삼성에 따르면 개정 전에는 ‘내부거래가 있는 양사 간에 중요한 거래가 있을 경우’ 지분법을 적용토록 했으나 개정 후 ‘피투자회사 입장에서 내부거래가 중요성을 가져야 하는 것’으로 바뀌면서 삼성생명이 지분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피투자 회사인 삼성생명 입장에서 보면 에버랜드와의 내부거래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 소수점 이하의 미미한 수준이어서 ‘중요성’이 없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에버랜드의 삼성생명 지분 가치는 지난해말 기준으로 고정 평가돼 총자산의 50%를 밑돌게 되며, 금융지주회사 지정의 요건을 면하게 된다. 공정거래법은 금융자회사 지분 가치가 총자산의 50%를 넘으면 금융지주회사로 규정해 비금융사 지분보유를 금지하고 있다.
한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에버랜드에 이어 최근 삼성SDI, 삼성전기, 제일모직, 삼성물산, 호텔신라 등 5개 계열사의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이 등기이사를 맡는 그룹 계열사는 8개에서 삼성전자와 삼성의 일본판매법인인 ‘삼성재팬’(SJC) 등 2개로 줄어들었다.
이종수기자 j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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