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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05.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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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에는 몇명의 친구가 필요할까

근 2년 동안 줄곧 생각해 오는 주제가 있다면 바로 커뮤니케이션과 사회 활동의 영역입니다. 학창시절은 하루종일 이어폰을 귀에 끼고 땅만 보고 다녀도 문제가 없었습니다. 사흘 동안 한 마디 안 해도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었고 스스로 불편하다고 느껴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워낙 잦은 이직을 했고 많은 아르바이트를 했기 때문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친해지고 이런 것들이 덧없게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줄곧 해왔던 통신활동은 운영하는 사이트 하나만 빼면 모두 엷어졌고 영향력이 과도하다는 생각이 들어 스스로 포기했죠.

그래서 웬만하면 먼저 말을 걸지 않습니다. 만나는 사람도 자연히 적어져 오프에 나가는 활동도 급격하게 줄었습니다. 둘 이상 홀수 모임은 거의 나가지 않죠.

뭐 그렇다고 음흉한 두 눈, 덥수룩한 머리 이런 건 아닙니다. -_-; 술도 별로 마시지 않고 기본적으로 사람을 신뢰하지 않는데다가 -_-;; 사람 많은 것도 안 좋아하고 조금은 사변적이기 때문에, 주말에 약간 심심한 것만 참으면 이 생활은 그럭저럭 마음에 듭니다.

그런데 ‘친구가 너무 없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드는 겁니다. 제 인생에 진짜 친구라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해 봤자 겨우 두서넛. 그것도 남자는 한 명입니다. 아무래도 여자들은 결혼을 하면 솔직히 좀 어려운 게 사실이지요. 이 페이스로 나가면 몇 명은 자연스럽게 물리적 거리부터 멀어지기 시작해서 친구는 한 명이 되는 겁니다.

같은 직장에 일하는 어떤 분은 한 주 한 주가 너무 분주합니다. 모두 친구와의 약속이라지요. 언뜻 봐도 친구가 정말 많은 듯해요. 그렇다고 영양가 없는 인간 관계냐, 그런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친구의 절대량 자체가 많은 듯한데 저는 흉내도 낼 수 없는 경지라니까요. 그래서 최근 고민이 시작됐어요. 나도 뭔가 활발한 활동을 통해 인간 관계를 넓혀야 하나, 아니면 그냥 자존적으로 살아야 하나. 포기해야 하는 것은 나인가? 등등. 제 인생에 보기 드문 철학적 질문이 펼쳐진 거죠. -_-;;

생각하건대 인생 좀더 살아보면 ‘관계’와 ‘사람’이 남을 것 같습니다. ‘관계’는 역할을 뜻합니다.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해가 될 수도 있는 것이죠. 그리고 ‘사람’은 있는 것만으로 의미가 되는, 그런 존재라고 할까요.

그런 ‘사람’은 정말 한 명이면 족하고 친구라고 부를 수 있겠지요. 여기까지 생각하다가 그냥 제 방식대로 살기로 했습니다. 후회해도 이미 늦었죠. 어쩔 수 없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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