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의 고려대 명예박사학위 수여식 소동이 ‘총학생회 탄핵안 발의'라는 최악의 ‘학·학 갈등'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자발적 학생단체인 ‘총학 없는 평화고대'는 " 9~13일 재학생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벌인 결과 2,447명이 서명했고 이 가운데 93%는 총학생회가 사과를 하지 않을 경우 탄핵안 발의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고 15일 밝혔다. 총학생회 회칙에 따르면 재학생 10분의 1 이상의 연서로 총학생회장단에 대한 탄핵발의를 할 수 있어 이미 필요한 서명은 확보한 상태다. 이번 사태 이후 자발적으로 조직된 이 단체는 총학생회의 폭력성을 지적하며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해 왔다.
평화고대 측은 16일 교내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마지막으로 총학생회의 사과를 요구한 뒤 반응을 기다려 조만간 탄핵안 발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평화고대 관계자는 "총학생회장단 탄핵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가는 것은 우리도 원치 않는다"며 "원만하고 보기 좋은 모습으로 끝을 맺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총학생회 측이 학교 측에 대해 관련 학생들을 처벌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어 평화고대 측과의 갈등이 쉽사리 봉합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총학생회에 대한 탄핵안이 발의될 경우 개교 100주년을 맞는 고려대 역사상 처음 일어나는 ‘사건'으로, 과거 우리 사회의 민주화와 학생운동에 큰 역할을 했던 고려대 총학생회로서는 엄청난 상처를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탄핵안이 발의되면 전학대회를 소집,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총투표에 상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