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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값 11년만에 최고…관련업체 수급 비상/ "닭고기가 귀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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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값 11년만에 최고…관련업체 수급 비상/ "닭고기가 귀해요"

입력
2005.05.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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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여성 김모(28)씨는 16일 치킨 전문점인 KFC에서 닭고기로 만든 ‘징거버거’를 주문했다가 그대로 돌아서야 했다. 닭고기가 품귀현상을 보이고있어 징거버거와 타워버거의 재료를 구할 수 없다는 종업원의 대답 때문이었다.

닭고기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16일 KFC 과천점에서는 징거버거, 타워버거, 휠레버거 등 닭고기를 원료로 한 버거 제품이 오전에 이미 품절됐다.

KFC 종로점 점원은 “원료가 달려 닭고기를 넣은 버거는 2~3일 전 예약하지 않으면 단체주문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KFC측은 “닭 값이 오르고 공급이 줄어 평일은 주문량의 90%, 주말엔 70~80%밖에 재료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패스트푸드점인 파파이스 관계자는 “계열사를 통해 안정적으로 닭고기 재료를 공급 받는 편이나 지난해보다 원가가 30% 이상 상승해 부담이 크다”며 “특히 닭가슴살, 날개, 다리 등 부분육은 물량이 나오면 현금을 주고라도 확보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패스트푸드 업체들은 닭고기가 아닌 불고기나 해산물 등으로 만든 제품으로 소비자 주문을 유도하기 위해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치킨 가맹점인 교촌치킨도 부분육을 구하기 어려워 가능하면 통닭을 주문토록 유도하고 있다.

전국 170여개 영업장에서 단체급식을 실시하고 있는 현대푸드시스템은 닭고기 반찬만은 자율배식 아닌 직원배식에 맡기고 있다. 닭고기 값이 크게 오르면서 원가절감을 위해 배식량을 엄격히 조절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푸드시스템의 김영규 과장은 “닭고기는 여름철 요구가 가장 높은 반찬이어서 배식을 끊을 수는 없고 대신 잔반 줄이기, 정량배식 등 캠페인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할인점 등은 수급에 문제를 빚을 정도는 아니지만 삼계탕 수요가 많아지는 한여름 물량 부족을 우려하고 있다. 롯데마트 계육담당 정선용 과장은 “올 여름 무더위가 예상돼 지난해보다 20%나 높은 가격을 쳐주면서도 30%나 많은 물량을 계약해 놓은 상태”라며 “삼계탕 수요가 몰리는 한여름이 되면 부족사태를 빚을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닭고기 공급부족은 2003~4년 조류독감과 뉴캐슬병 등의 여파로 국내 농가의 생산량이 줄었고 수입량도 연 8만~9만톤에서 3만톤대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한국육계협회 김한웅 부장은 “조류독감 발병 후 지난해 초 닭 값이 1마리 500~600원까지 떨어지자 농가들이 알을 낳는 종계와 원종계를 줄인데다, 지난해 폭염으로 뉴캐슬병까지 겹쳐 올 1월 병아리 품귀가 빚어졌을 정도”라며 “반면 치킨 가맹점은 매년 10~20%씩 증가해 수요를 따라잡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공급량이 달리면서 산지 닭값은 11년 만에 최고가(㎏당 1,916원)를 형성했고, 식품업체들도 원가부담으로 물량을 조절하고 있다.

농림부 관계자는 “조류독감으로 전면 수입 금지했던 미국과 브라질산 닭을 6월부터 수입할 예정”이라고 밝혀 다음달까지는 닭 수급이 계속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김신영 기자 ddalgi@hk.co.kr

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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