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 승용차가 쏟아진다. 이르면 내주중 기아차의 프라이드 디젤 모델이 판매되는 데 이어 현대차의 아반떼XD 디젤과 기아차의 쎄라토 디젤도 출시 초읽기에 들어갔다. 가솔린(휘발유) 모델에 비해 기름 값이 최고 절반 밖에 들지 않는데다 출력도 센 디젤(경유) 승용차는 고유가 시대의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가장 먼저 선보일 국산 디젤 승용차는 프라이드 1.5 디젤이다. 기아차의 계획대로라면 이달중 프라이드 1.5 디젤(배출가스 기준 유로4 충족)이 나온다. 프라이드 1.5 디젤(자동변속 기준)의 경우 연비가 ℓ당 16.9㎞에 달해 프라이드 가솔린(1,600㏄) 모델의 ℓ당 13.0㎞에 비해 30%나 향상됐다.
기아차는 쎄라토 디젤 모델도 준비하고 있다. 배기량은 프라이드 디젤과 같은 1,500㏄지만 배출가스 기준은 유로3여서 유로4 모델보다 차 가격이 낮다.
현대차의 아반떼XD 디젤(유로3)은 내달초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배기량은 1,500㏄이고 연비는 ℓ당 자동변속이 15.8㎞, 수동변속은 18.9㎞이다.
8월에는 기아차 프라이드와 엔진 및 플랫폼을 공유하는 베르나 후속 MC(개발 프로젝트명)가 출시되며 가솔린 모델과 디젤 모델(유로4)이 함께 선보인다. 또 9월엔 현대차의 클릭 디젤 모델도 나온다.
11월에 출시되는 쏘나타의 디젤 모델(유로4)도 관심이다. 쏘나타와 엔진 및 플랫폼을 함께 쓰는 기아차의 옵티마 후속 MG도 8월 가솔린 모델 출시에 이어 11월 디젤 모델이 나온다. 12월엔 기아차 쎄라토 디젤의 유로4 모델도 볼 수 있다.
르노삼성차 SM3의 1.5 디젤 모델(유로4)도 아직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하반기엔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디젤 승용차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무엇보다 경제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먼저 기름값 자체가 경유는 훨씬 싸다. 서울 강남지역 주유소 판매가를 기준으로 볼 때 휘발유는 ℓ당 1,434원인데 비해 경유는 1,060원이다. 특히 디젤 승용차는 연비가 뛰어나다. 아반떼XD를 기준으로 볼 때 배기량 1,600㏄ 가솔린 모델의 연비는 12.9㎞인 반면 배기량 1,500㏄ 디젤 모델의 연비는 15.8㎞나 된다. 디젤 모델의 배기량이 적은 까닭은 배기량이 100㏄ 정도 작더라도 최고 출력과 회전력은 더 낫기 때문이다. 디젤 승용차를 타면 기름값이 쌀 뿐만 아니라 똑같은 양을 넣어도 더 멀리 달릴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1년에 2만㎞를 주행한다고 할 경우 아반떼XD 가솔린 모델은 유류비로 총 222만원이 나가는 데 비해 디젤 모델은 134만원이면 충분하다.
그러나 디젤 승용차에 대한 회의론도 적지 않다. 일단 차 값이 가솔린 모델에 비해 200만원 가량 비싸다. 따라서 기름값을 아낄 수 있다 해도 3년 정도는 타야 차값을 뽑을 수 있다. 특히 현재 100대70인 휘발유와 경유 값 비율이 2007년 100대85까지 올라가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연간 10만원 안팎의 환경개선부담금을 내야 하는 것도 기억할 점이다. 무엇보다 디젤 승용차는 소음과 진동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과 과연 2~3년이 지난 후에도 신차와 같은 정숙성이 유지될 수 있을 지도 장담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고유가가 이어지고 연비가 ℓ당 30㎞를 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일반화하기 이전엔 디젤 승용차가 현실적인 대안"이라며 "유럽에선 이미 디젤 승용차가 대세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에서도 디젤 승용차가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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