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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이 코란 모독" 들끓는 이슬람/ 반미시위 아프간서 파·印尼·사우디 등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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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이 코란 모독" 들끓는 이슬람/ 반미시위 아프간서 파·印尼·사우디 등으로

입력
2005.05.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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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관타나모 미군 기지에서 일어난 ‘코란 모독 스캔들’이 불러 일으킨 반미 시위 불길이 이슬람권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 시위는 뉴스위크가 FBI 메모를 인용, 미군이 코란을 화장실에 놓아 두었고 한 차례 이상 코란을 화장실 물에 버렸다고 보도한 뒤 10일 아프가니스탄에서 시작돼 12일 파키스탄에 이어 주말에는 사우디 아라비아, 인도네시아, 팔레스타인, 이집트, 수단까지 확산했다.

시위는 아프가니스탄이 가장 격렬하다. 관타나모 기지에 수감된 520명 대부분이 아프간과 파키스탄 출신이기 때문. 이슬람에서 코란 모독은 사형에 처하는 중범죄다. 시위는 잘라라바드에서 발생해 수도 카불을 비롯해 전국으로 확대했다. 로이터통신은 20여 명 이상이 죽고 수백여 명이 부상을 당하는 등 2001년 탈레반 정권 붕괴 이후 가장 큰 규모의 반미 시위라고 전했다.

시위대는 미국을 비난하는 동시에 친미정권에 대한 불만 또한 강하게 터뜨리고 있다. 이들은 "미국은 아프간을 떠나라" "미군에게 죽음을"이라고 외치며 주정부 청사 등 공공 건물을 공격하고 경찰과 총격전을 벌였다. 세 곳의 외국 구호기관도 시위대의 공격을 받았다.

지난해 이라크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의 포로 학대 행위로 세계의 비난을 받았던 미국은 이슬람을 달래느라 분주하다. 콘돌리사 라이스 국무장관 등이 "코란 모독 행위는 있을 수 없다"며 "상황을 철저하게 파악하겠다"고 불끄기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코란 모독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며 "이슬람권에서 미국의 이미지를 해치기 위해 기획한 것"이라는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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