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비주류가 납작 엎드려 있다. 한때 박근혜 대표를 향해 세웠던 비주류의 발톱은 요즘 없다.
4ㆍ30 재보선 승리 이후 박 대표 체제가 공고화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비주류의 양 축이라 할 이재오 홍준표 김문수 등 3선 3인방과, 남경필 원희룡 정병국 의원 등 소장파는 약속이나 한 듯 침묵하고 있다.
이재오 의원은 국회 여성위 주최로 유럽 순방 중이고, 김문수 의원은 지역구 활동을 이유로 말을 아끼고 있다. 그나마 홍 의원만이 당 혁신위를 이끌면서 유일하게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박 대표에 대해선 입을 다문다.
그사이 이들의 활동 반경이었던 국가발전전략연구회는 구성원들 사이에서 새로운 체제로의 재편이 모색되고 있다. 발전연 대표를 맡아온 공성진 의원은 “기존 ‘반(反) 박근혜 ’ 이미지를 벗겨내고 전국적인 정치 아카데미 조직으로의 변신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한때 반박, 친박으로 내분 양상까지 보였던 ‘수요모임’도 정기적 모임 외에는 별다른 활동이 없다. 주체 세력인 ‘남ㆍ원ㆍ정’도 박 대표를 직접 견제하지 않고 있다. 다만 박대표의 외곽지원 세력인 ‘박사모’와 신경전을 벌일 뿐이다.
정병국 의원은 16일 당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박사모가 지금까지 행태대로 당을 분열시키고 이간질 해선 안 된다”며 “앞으로 박사모가 잘못된 사실을 유포하면 간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경필 의원도 자신의 홈페이지에 ‘박사모에게 드리는 충고’라는 글을 올리고 “박사모가 말하는 ‘혁명’이 소위 반박 의원들을 축출하는 혁명이냐”며 “박사모가 맹목적인 사모곡을 불러서는 안 되며 건강한 비판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한 의원은 “오죽하면 소장파들이 박 대표가 아니라 박사모와 상대하겠느냐”며 “지금 당은 소장파들의 말발이 먹히지 않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당내엔 당 혁신위가 혁신안을 내놓는 7월은 돼야 비주류들이 다시 한번 ‘반박’으로 뭉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있다. 그러나 이대로라면 세 결집이 쉽지 않아 보인다. 그래서 “10월 재보선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한나라당내에서 비주류 목소리를 듣기 힘들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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