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잦은 지진 남의 일이 아니에요.”
올들어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여파가 부산, 울산, 경남지역에 50여일 동안 10회 이상 발생하자 이 일대 주민들이 지진 공포에 떨고 있다.
15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들어 국내에서는 모두 12건의 지진이 발생했으나 대부분 피해가 없었으며 이중 부산권에서는 4월9일 울산에서 1건이 발생했다.
그러나 일본에서 발생해 부산권에 영향을 미친 여진은 3월20일 리히터 4~5 규모의 지진을 비롯, 모두 11건에 이른다.
일본에서 발생해 부산권역에 영향을 미친 여진은 2000년과 2001년 각각 1건, 2002년 2건, 2003년과 지난해에는 단 1건도 없었던 것에 비하면 발생횟수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부산권역 건물의 내진설계는 형편없는 수준인 것으로 조사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건설교통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전국의 건물 635만7,125동 가운데 내진설계가 된 건물은 2.2%인 14만2,442동에 불과하다.
특히 부산의 경우 전체 건축물 93만1,902동의 0.85%인 7,889동에만 내진설계가 돼 있으며 경남도 61만6,934동 가운데 5,962동인 0.97%만이 내진설계 돼 있다.
대형 건물(6층이상, 연면적 1만㎡이상)의 경우 1988년부터 내진설계가 의무화 됐지만 부산의 경우 전체의 13%인 1,135동이 88년 이전에 지어져 지진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특히 지진과 함께 지진해일(쓰나미)이 발생할 경우 부산과 울산, 경남지역 해안가 및 매립지 일대에 들어선 고층 아파트는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또 교량, 지하철 등 사회기반시설도 지진에 취약하기는 마찬가지다. 부산의 경우 일반 국도에 위치한 교량 9곳이 내진설계가 돼 있지 않으며 경남은 내진 보강대상 교량이 104개소에 달하지만 보강조치가 이뤄진 곳은 3.8%인 4개소에 불과하다. 울산도 보강대상 교량 28개소 가운데 2개소만 최근 보강작업이 완료됐다. 지하철은 전국의 98%가 내진설계 돼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시 관계자는 “지진 등 재난 발생시 신속한 경보 발령 및 주민대피 등이 이뤄지도록 방재시스템을 전면 개선하고 신축건물에 대해서는 내진설계를 철저히 반영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요즘 잦은 여진으로 불안해서 잠을 설칠 때가 많다”면서 “대비는 철저하고 빠를수록 좋은 것인 만큼 안이하게 생각하지 말고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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