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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남북 회담서 분명히 해야 할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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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남북 회담서 분명히 해야 할 말

입력
2005.05.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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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이 오늘과 내일 개성에서 갖게 되는 차관급 실무회담은 여러 모로 뜻이 깊다.

무엇보다 지난해 7월 북한이 김일성 주석의 10주기 추모 방북단 논란과 대규모 탈북자 남한 행을 문제 삼아 당국자 회담을 일방적으로 중단시킨 뒤 10개월 만에 열리는 당국자 회담이다.

그 사이 북한은 핵보유 선언을 했고 핵무기고를 늘리기 위한 수순을 잇따라 취하면서 핵실험 준비설까지 제기되는 등 긴장이 급속도로 고조되고 있었는데도 남북 간에는 이 상황을 논의할 통로가 전혀 없어 발만 구르게 했다.

물론 이번 회담의 성과와 의의는 북한이 어떤 자세로 임하느냐에 달려 있다. 일부에서 예측하는 대로 농사철에 임박해서 남한의 비료 지원만을 얻어내려고 하거나 민족공조를 내세워 핵 문제에 대한 미국의 압박을 둔화시키는 데만 목적을 둔다면 큰 실망을 안겨줄 것이다.

실제로 북한은 과거 남북 대화에서 핵 문제는 미국과 해결할 사항이라며 남한측의 문제제기를 차단한 바 있어 우려를 떨칠 수 없게 한다.

그러나 남북 당국자간 회담에서 민족의 명운이 걸린 핵 문제를 논외로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어떤 형태로든 핵 문제에 대한 우리의 단호한 입장을 설명하고 평화적인 해결의 돌파구를 찾기 위한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다만 조급증을 내지말고 북한이 필요로 하는 비료 지원 등을 약속하면서 핵 문제에 대한 우려를 충분히 전달하고 6자회담 복귀를 차분하게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보다 중요한 것은 회담의 끈을 계속 이어가 남북관계를 정상 궤도에 올려 놓는 것이다.

때마침 미 국무부와 유엔주재 북한대표부가 전화접촉을 갖고 6자회담 재개 문제를 논의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대결로만 치닫던 북미관계에도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번 남북 당국자회담의 성사와 더불어 북핵 교착 상태에 전기가 마련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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