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은행들이 국내 중소기업 지원을 외면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7월 중소기업 경영정상화 지원을 위한 ‘중기 워크아웃’ 제도가 도입됐지만, 외국계인 한국씨티 제일은행 등은 지금까지 단 한 건도 추진하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은 3월말 현재 중기 워크아웃이 진행 중인 기업은 1,174개로 지난해 말(867개)에 비해 307개가 늘어났으며, 채무재조정 규모는 총 1조8,558억원에 달했다고 15일 밝혔다. 올 1분기에는 채권 은행들이 457개 중소기업을 신규 워크아웃 대상 기업으로 선정, 4,763억원의 채무 재조정을 했다. 이 기간 53개 중소기업은 경영정상화로 워크아웃을 졸업했고, 97개는 회생 가능성이 없다는 판정을 받고 워크아웃이 중단됐다.
1분기 신규 워크아웃 시행 실적을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이 101개로 가장 많았고 우리(78개) 하나(47개) 경남(36개)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외국계인 한국씨티 제일 대구은행은 1분기는 물론, 지난해 제도 시행 이후 단 한 건의 워크아웃도 진행하지 않아 제도 추진에 비협조적이었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을 비롯해 농협 수협 제주 전북 부산은행 등도 지금까지 워크아웃 실적이 10건 미만이었다.
외형상 워크아웃 추진 실적에 비해 내용은 더욱 빈약했다. 그동안 진행된 1조8,558억원의 채무재조정 중 만기연장이 1조5,071억원으로 80% 이상에 달한 반면, 이자 감면(2,127억원) 신규 여신(1,017억원) 출자 전환(32억원) 등은 미미했다. 금감원 장복섭 신용지도팀장은 “중소기업 지원이 워크아웃만 있는 것은 아니어서 실적 부진 은행을 일방적으로 매도할 수는 없다”면서도 “개별 은행 지도를 통해 추진 실적을 높이고 신규 자금 지원 등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독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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