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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私學] <6> 공주 영명중·고 (1906.10.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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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私學] <6> 공주 영명중·고 (1906.10.15~ )

입력
2005.05.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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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지역 최초의 근대 중등교육기관인 충남 공주시 영명중ㆍ고교가 내년 10월15일로 개교 100주년을 맞는다. 영명학교는 기독교 감리교 우리암(禹利岩ㆍFrank E C William)선교사가 ‘전도ㆍ개화ㆍ민주주의’의 이념을 바탕으로 설립해 한 세기 동안 지역 신학문의 발상지로, 인재 양성의 산실로 2만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으며 21세기 지구촌시대에 적응할 수 있는 명문학교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실력을 겸비한 인간’ 교육

영명학교는 오랜 역사와 훌륭한 선배, 항일애족의 빛나는 전통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침체기를 보냈다. 학생들이 감소하고 있는 중소도시에 위치한 지리적 약점에다 주변에 있는 소위 명문고교들에 둘러싸여 한때는 학생들이 진학을 꺼릴 정도의 불명예스런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학교와 재단, 동창회가 한마음으로 재도약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2002년 모교 출신인 오대현(55) 교장이 부임하면서 학교경영의 최우선을 학생들의 학력 신장에 두면서 본격화하고 있다. 학교측은 먼저 지역 내 우수인재 유치를 위해 장학기금을 확충했다. 동문들과 총동창회의 협조를 얻어 3억5,000여만원의 장학기금을 마련, 지역 우수학생을 선발해 3년동안 장학금과 기숙사비를 지원하고 있다.

학교는 365일 문을 열어놓고 있다. 학생들은 원하면 일요일이나 휴일에도 등교해 모자란 과목을 보충할 수 있다. 교사들도 학생들의 학습 지도를 위해 교대로 학교에 출근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휴일없는 학교에 대해 “너무 학생들을 쥐어짠다”고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학교측은 좋은 대학에 얼마나 많은 학생을 보냈느냐가 학교 실력을 재는 척도가 된 요즘 세태에서 이를 ‘학교 부흥을 위한 몸부림’이라며 이해를 구하고 있다.

학력 신장과 함께 인성교육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이웃을 사랑하라’는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봉사할 수 있는 인성을 기르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이 교내 인사구호다. 교사와 학생들은 수업 시작 전 인사로 일상적인 “안녕하세요” 대신 “사랑합니다”라고 외친다. 서로 사랑하고 공경하는 마음을 갖고 실천하자는 취지에서다.

대외적인 봉사활동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지역 내 기독교종합사회복지관과 연계해 학생들이 관내 정신지체 수용시설을 찾아 월 1회 봉사활동을 한다. 또 독거노인과 결연을 맺어 어른 공경을 실천하고 있다. 매년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다 2년 전 중단한 충북 음성 꽃동네 봉사활동 부활도 검토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영명학교에서는 요즘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학교폭력이라는 단어를 찾아볼 수 없다. 10여년 전만 해도 입학을 기피하던 학교가 바른 심성을 가진 학생들을 양성하는 모범학교로 탈바꿈한 것이다. 학교측은 최근 들어 학생들에 대한 징계가 없다는 점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개교 100주년 기념사업

영명중ㆍ고등학교와 학교재단, 총동창회는 지난해 9월 개교 100주년 기념사업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각종 기념행사 준비에 나섰다. 아직 구체적인 조직을 갖추지는 않았지만 조만간 분야별 준비팀을 구성하고 동문들을 대상으로 행사기금 모금에 착수할 계획이다.

먼저 100주년을 맞아 학교 내에 학생들의 휴양을 위한 ‘영명동산’을 조성할 계획이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사이에 있는 빈터에 3,000여만원을 들여 연산홍을 심고 잔디광장을 만들어 학생들과 지역주민의 휴식공간으로 만들 예정이다.

영명동산에는 또 건학이념인 기독교정신과 민족학교의 진취적 기상을 담은 100주년 상징 기념탑도 세울 계획이다. 기독교의 상징인 십자가와 일제에 항거한 민족학교의 이미지를 조형화하고 하단부에는 영명학교가 배출한 유관순 열사와 황인식 초대 교장, 조병옥 박사의 전신초상을 형상화해 후배들이 모교에 대한 자긍심을 갖도록 할 계획이다. 건립비 2억9,000여만원은 동문 모금을 통해 충당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영명학교 100년사’ 발간 및 동문체육대회,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종합 예술제 등도 준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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