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의 독재자 카리모프 이슬람 아브두가니에비치(67·사진) 대통령은 구 소련시절 공산당 지도자에서 독립국가 대통령으로 변신, 16년 째 집권하고 있는 전형적인 독재자다.
국영 농업 기술 회사 선임 연구원, 타슈겐트 항공기 제조회사 제조 책임자를 지낸 엔지니어 출신으로 경제장관을 거쳐 1989년 우즈베키스탄 당총서기에 취임했다. 90년 소련에서 독립을 선포한 그는 91년 반 고르바초프 쿠데타가 일어나자 이를 지지하기도 한다. 같은 해 8월 소련이 붕괴하자 카리모프는 12월 대통령 직접선거를 실시해 95% 투표율에 86%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
그는 한 때 경제정책에서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풍부한 석유, 천연가스 등을 무기 삼아 가격의 자유화, 민영화 법안 채택 등 발빠르게 자유 시장 경제를 도입해 외국인 투자를 유치했고 96년에는 국민총생산(GNP) 성장률이 플러스로 변했다.
그러나 장기 집권을 욕심 내면서 반대세력을 탄압하고 인권을 유린하기 시작했다. 카리모프는 95년 국민투표를 실시해 99%의 지지로 5년 단임임기를 2000년까지로 늘렸고 2000년 1월 치러진 선거에서 단독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이 선거에 대해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는 불공정선거라는 이유로 선거 감시단 파견자체를 거부했다. 2002년 카리모프는 또 다시 임기를 7년 연장했다. 게다가 경제 개혁 추진의 의지도 예전 같지 않아 외국인 투자자들은 우즈벡을 하나 둘 떠나기 시작, 결국 경제도 침체의 늪에 빠져든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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