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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교사 이효중씨 유족 1억 기탁/ "전재산 불우노인에…" 다 주고 간 스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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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교사 이효중씨 유족 1억 기탁/ "전재산 불우노인에…" 다 주고 간 스승

입력
2005.05.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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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을 이틀 앞둔 13일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퇴직교사가 뜻깊은 선물을 보내왔다. 고(故) 이효중씨가 30년 가까이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며 모은 1억원을 ‘어려운 노인들을 위해 써달라’며 가족을 통해 EBS에 기탁해온 것이다.

이씨의 자형이자 유언 대리인인 변희수(64)씨는 이날 EBS를 방문, "고인의 뜻에 따라 잘 써주길 바란다"며 이 돈을 전달했다. 성금은 8년째 ARS와 전화기금 모금을 통해 불우 노인을 돕고 있는 EBS 프로그램 ‘효도우미 0700’에 전달됐다.

이씨는 경남 마산 출생으로 마산교육대학을 나와 낙동초등학교에서 첫 교편을 잡았다. 2003년 울산 수암초등학교에서 명예 퇴직할 때까지 27년 동안 울산 등지에서 초등학교 평교사로 근무했다. 그는 2000년 7월 간암 판정을 받았고 4월20일 향년 52세로 세상을 떠났다.

이씨는 간암 발병 후 수 년 동안 투병 생활을 하면서 불우 노인들을 돕고 싶다는 뜻을 간간히 내비쳤다. 자형 변씨는 "20여년 전 부모님을 여읜 처남이 ‘살아 생전에 효도를 제대로 못해드려 안타깝다’는 말을 곧잘 하곤 했다"며 "노인들을 돕고 싶어했지만 몸이 불편해 선뜻 나서질 못했다"고 말했다.

이씨가 불우 노인들을 위해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돈을 기탁하기로 결심한 건 운명하기 며칠 전. 병세가 급속히 악화한 것을 느낀 이씨는 평소 친형제처럼 의지하고 지내던 자형 변씨를 불러 유언을 남겼다. 변씨는 "고인이 치료비와 장례비, 딸에게 줄 돈 조금을 제외하고 전 재산을 기증하겠다고 했다"면서 "평생 교직생활을 하면서 한 푼 두 푼 모은 돈을 사회에 돌려준 것"이라고 밝혔다.

성금을 전달받은 김성진 EBS 부사장은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기탁금이 잘 쓰이도록 하겠다"며 "스승의 날을 앞두고 사표로서 크게 귀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수기자 lec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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