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실험 징후 증거없다"/ 국정원장 "길주 갱도 1990년대말부터 주시"

고영구 국가정보원장은 13일 북한 길주에서의 핵실험 준비설에 대해 "한미 양국이 1990년대 말부터 함북 길주에서 용도 미상의 갱도굴착 징후를 포착하고 동향을 추적해 오고 있다"며 "그러나 아직 핵실험 징후로 파악할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고 원장은 이날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간담회에서 "일부 언론이 함북 길주에서 터널 메우기, 관람대 신축 등 핵실험 준비 동향이 포착됐다는 의혹을 제기했으나 이를 뒷받침할 실체적 정보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고 정보위 열린우리당 간사인 임종인 의원이 전했다.

고 원장은 이어 "길주 지역은 암반지역으로 핵실험 장소로 좋은 환경"이라면서도 "핵실험을 위해서는 관측소 등 추가시설을 세우고 이를 위해 많은 사람과 물품이 포착돼야 하는데 이런 것이 없고 주위에 빌라시설이 설치돼 있어 테스트 장소로 맞지 않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고 원장은 북한이 폐연료봉 8,000개 인출 작업 완료 발표에 대해 "핵무기고 증강 주장이 허언이 아니라고 미국을 압박해 미국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 내려고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