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격투기 경기에 출전했던 선수가 경기 직후 숨졌다.
12일 오후 9시35분께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센터 별관 지하 1층 G 레스토랑에서 열린 이종격투기 경기의 출전선수 이모(33)씨가 경기를 마친 뒤 대기실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숨졌다. 목격자인 격투기 프로모터 N사 대표이사 서모(32)씨는 "이씨가 대기실 의자에 앉아서 의사와 대화를 나누던 중 갑자기 호흡곤란을 일으킨 후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고 말했다.
경찰조사 결과, 이씨는 이종격투기 경기를 벌이다 1라운드 시작 1분만에 왼쪽 눈 부위가 찢어지는 상처를 입어 경기 속개 불가판정을 받고 링에서 내려왔다. 이씨는 Y대 유도과 출신으로 강원 원주시에서 정육점 판매원으로 일하면서 격투기 선수로 활동해 왔다. 경찰은 이씨가 급성 심근경색으로 숨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다. 이번 같은 소규모 격투기대회는 대규모 대회와는 달리 선수보호가 허술해 사망사고 우려가 높았다는 것이 격투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서울 강남의 한 음식점에서 거의 매일 저녁 이종격투기 경기를 벌이다 보니 선수 조달이 원활치 않아 정식 선수가 아닌 아마추어 수준의 선수들이 링에 오르는 경우도 드물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대규모 대회의 경우 각종 대회 입상 경력 등 서류심사와 면접을 통해 프로급 실력자를 골라낸 뒤 링에 올리기 때문에 사고 확률이 적지만 일반 식당이나 술집 등은 선수수급이 원활치 않아 마구 링에 올린다"고 말했다.
최영윤기자 daln6p@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