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가 석유 쟁탈전의 시대라면 21세기는 물 쟁탈전의 시대가 될 것이다." 금세기 말의 지구 기온과 수량 변화 등을 예측한 일본 기상연구자들의 경고이다.
13일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일본 기상청 기상연구소와 도쿄(東京)대 생산기술연구소 등 연구팀이 2081~2100년의 예상 기온과 강수량 등을 예측해보았다.
금세기 말 지구 전체의 평균기온은 지금보다 2.7도 상승한다. 이는 인간의 건강과 식량 생산 등에 심각한 악영향을 초래하는 한계 상승 온도로 여겨지는 2도를 훨씬 넘어서는 것이다. 일본 중앙환경심의회 전문위원회는 지구 평균 기온이 3도 이상 상승하면 해양 대순환의 정지 등 파멸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금세기 말 지구의 강수량은 북극에 가까운 고위도 지역, 인도에서부터 동아시아에 이르는 지역에서 1일 0.1~0.2㎜가 증가하고 지중해 주변에서 중근동해에 이르는 지역은 0.1~0.5㎜가 줄어든다.
특히 북극 주변은 눈이 쌓이지 않거나 빙하가 녹기 때문에 다른 지역보다 급격한 기온 상승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세계 24개 주요 하천의 유량(流量)도 예측했다.
유프라테스강의 유량은 지금보다 41% 정도 줄어들고, 갠지스강은 15% 정도 늘어난다. 갠지스강의 경우는 연중 가장 비가 많이 내리는 시기에 더욱 유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홍수 위험이 한층 높아진다. 유프라테스강은 강우량과 유량의 감소로 가뭄에 의한 농작물 피해 등이 걱정되는 상황이다.
또 원래 강수량이 많은 동남아시아지역의 하천은 내린 비가 지면에 스며들기가 어려워져 유량이 갑자기 증가할 수 있다. 반대로 건조화가 진행된 중근동의 하천은 강수량을 대부분 지면이 흡수해 유량이 더욱 줄어 들 것으로 예측됐다.
연구팀은 "유프라테스강이나 메콩강 유역 등 인구 밀집지역에서는 물을 차지하기 위한 분쟁도 우려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 내용을 15일 일본기상학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도쿄=김철훈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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