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기술 발전에 힘입어 세상은 한치 앞조차 가늠하기 힘들 정도다. 일찍이 미국의 경제학자 존 갤브레이드가 규정한 ‘불확실성의 시대’를 우리는 온몸으로 헤쳐가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아무 것도 속단할 수 없는 시대,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듯한 현대인과 기업들에게 나침반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책 두 권이 나왔다. 이들은 ‘트레이딩 업’(Trading Up)과 ‘뉴 노멀’(New Normal)이라는 생소한 용어를 앞세워 현재진행형의 미래를 진단하고 생존의 길을 제시한다.
세계적 전략 컨설팅 업체인 보스턴컨설팅그룹의 마이클 실버스타인 수석 부사장과 ‘배쓰 앤 바디 웍스’의 최고 경영자인 닐 피스크가 함께 저술한 ‘소비의 새물결 트레이딩 업’은 급변하는 소비 패턴을 분석하고 있다. 비싸거나 싼 제품만 팔리는 소비 양극화 현상은 불황에 따른 중산층의 몰락 때문이 아니라 중가시장의 붕괴에 따른 것이라는 전제에서 책은 출발한다. 30년 전보다 70%가량 늘어난 실질 소득과 교육수준의 향상 덕분에 소비 취향이 예전보다 고급화되었고 생산과정도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책은 자기애 성향이 강한 2,30대가 소비의 주축으로 떠오른 것이 소비 유형의 지각 변동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한다. 그들은 자신의 감성적 욕구를 만족시키는 물건이라면 비싸더라도 과감하게 사들이는 ‘트레이딩 업’ 소비를 보여주고, 감성적 이득이 없는 일반 제품의 경우 최대한 싸게 구입하는 ‘트레이딩 다운’ 현상을 보인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이런 시장의 변화에 발 맞춘 ‘뉴 럭셔리’ 제품 시대가 열렸다고 말한다. 캐딜락의 몰락과 렉서스, 캘러웨이의 성공 사례를 비교하며 고가의 대량 생산품이 새로운 황금 시장을 만들고 있고 이 시장의 선점 여부에 기업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역설한다.
미국 벤처 캐피탈계의 ‘슈퍼 스타’로 통하는 로저 맥나미의 저서는 미래 비즈니스계의 모습을 예측한다. 맥나미는 디지털 기술이 일상 생활에 밀접한 관련을 맺게 되면서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기준(New Normal)을 만들어내 생산자이며 소비자이기도 한 개인이 그 어느 때보다 막강한 힘을 지니게 되었다고 지적한다. 정부의 역할이 줄어들고 사회보장망도 허술해졌지만 그만큼 성공의 문도 넓어졌다고 말한다. 자신이 잘 알고 있는 분야에서 세계의 동향을 주시하며 기술을 적절히 활용해야 성공으로 가는 고속열차에 몸을 실을 수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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