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음악에 대한 사랑을 멈출 수는 없습니다. 꼭 다시 올 겁니다." 한국 록에 반해 7년간 한국에 살면서 한·일 록음악의 교두보 역할을 했던 밴드 ‘곱창전골’의 리더 사토 유키에(42·사진)씨는 착잡한 심경을 감출 수 없다. 15일 홍대 앞 클럽 ‘바다비’에서 여는 공연이 한국에서의 마지막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는 최근 한국 출입국관리사무소로부터 20일까지 한국을 떠나라는 통보를 받았다. 2년 간 재입국도 불가능하다. 2003년부터 열어온 공연 프로젝트 ‘불가사리’가 입장료를 받았다는 이유다. "개런티만 안 받으면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뮤지션들이 자유롭게 연주하고 음악 좋아하는 소수의 관객이 찾았죠." 팬들은 그가 문화 교류에 기여해 온 데다 공연이 영리 목적이 아니고 음악가들의 사비를 턴 것임을 들어 탄원서를 제출할 예정이지만, 출국일이 임박해 발만 구르고 있다. 정식 취업이 아닌 경우 문제삼지 않던 출입국관리사무소가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최근 악화한 한일관계와 연관이 있다는 생각에 안타까움은 더 크다.
도쿄 출신인 사토씨는 1995년 한국에 놀러 왔다 신중현의 곡 ‘미인’에 반해 일본인으로 구성된 한국 록 전문 밴드 ‘곱창전골’을 결성했다. ‘시나위’ ‘어어부 프로젝트’ 등 국내 록 그룹을 일본에 초청해 공동 콘서트를 열었으며 99년에는 한국에서 데뷔음반 ‘안녕하시므니까’를 발표하기도 했다. 사토씨는 "몰랐다 해도 한국 법을 어긴 것은 분명한 것"이라고 고개를 숙이면서 "결정을 되돌리기는 늦었으니 하루빨리 돌아오는 방법을 생각해야지요. 신중현의 음악이 있는 한국에서 친구들과 음악하고 싶어요"라고 전했다.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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