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온 들판에 꽃 천지다. 그런데 뭔가 조금은 이상한 느낌이 든다. 지난 초봄 벚꽃이 필 때부터 꽃나무와 꽃들은 확실히 예전보다 는 것 같은데, 그 꽃을 찾는 벌들은 또 반대로 줄어든 것 같다.
어린 시절, 봄날에 마당가에 나가면 살구나무고 복숭아나무고 자두나무고 벌들이 웅웅거리는 소리 때문에 내 귀까지 웅웅거리는 게 아닌가 싶어 연신 귀를 후벼보곤 했다. 바로 요즘처럼 유채밭에 노란 유채꽃이 활짝 필 때에도 그렇다. 확실히 벌이 줄어들었다.
꽃이 늘고 꿀이 늘면 당연히 그 꿀을 따는 벌도 늘어야 하는데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이유는 무얼까. 이러면 사람들은 환경 이야기부터 한다. 농약을 많이 쓰고, 자연 환경이 안 좋아져서 벌의 개체수가 줄어들었다고 한다. 물론 그런 이유도 아주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근본적인 이유는 다른 데 있다. 다른 곤충과 달리 꿀벌은 먹이가 많다고 스스로 알아서 개체 수를 늘이지 못한다. 꽃이 많은데도 꿀벌의 수가 줄어든 것은 꿀을 치는 사람이 줄어들고 전체 벌통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나무들마다 조록조록 파란 열매를 맺고 여름을 기다리는 걸 보면 참 신기하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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