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낮에 노니? 난 밤에 논다."
나들이의 계절. 주말이나 공휴일 유명 여행지들은 쏟아져 나온 가족들로 번잡하다. 제철을 맞은 놀이 공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머리 위 햇볕도 이제 따뜻함을 넘어 뜨거워져, 가뜩이나 인파에 시달려 달아 오른 짜증을 더욱 부채질한다. 즐겁기 위해 온 놀이 공원을 좀 더 편하게 이용할 수는 없을까. 그렇다면 밤 시간은 어떨까. 밤 바람 막아줄 가벼운 점퍼 하나씩만 더 준비하면 된다. 공원내 식당에서의 복작거림도 없고 놀이 기구마다 늘어선 긴 줄도 없다. 야간에만 볼 수 있는 특별 공연에 요금도 큰 폭으로 할인 받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가 아닌 일석삼조, 아니 사조다.
◆ 에버랜드
놀이 공원의 밤이 낮보다 즐거운 이유 중 하나는 휘황한 야경이다. 에버랜드의 튤립 만발한 포시즌스 가든이 야경을 즐기기에 최적인 곳이다. 놀이 기구와 각종 건물에서 점멸하는 불빛과 밤 조명이 분수대에 녹아 들어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나이트 사파리’는 에버랜드만의 자랑거리다. 어둠만큼이나 진한 긴장감 속에 호랑이 사자 등 맹수의 야성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밤의 청소부라 불리는 하이에나가 사자와 호랑이 사이에서 어슬렁 거리는 장면도 구경할 수 있다. 캄캄한 어둠 속 차량을 둘러싼 파란 눈빛의 이글거림이 몸을 오싹하게 한다. 매일 오후9시까지 입장할 수 있다. 야외 무대에서 펼쳐지는 ‘올림푸스 판타지’는 초대형 버라이어티쇼. 30초 마다 관객의 탄성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극적 긴장도가 높다. 특히 하늘로 솟구치는 물 대포(water canon)가 인상적이다(월~토요일 오후 9시 30분, 일요일 오후 9시). 야간 행렬인 ‘문 라이트 매직 퍼레이드’는 빛의 축제다. 마법과 동화 속의 주인공들이 펼치는 모험과 환상의 세계. 모두 10개의 무대차에는 수백만개의 전구가 빛을 뿜어낸다(월~토요일 오후 8시 30분, 일요일 오후 8시 10분). 오후 6시 이후에는 자유 이용권 가격이 어른 3만원, 어린이 2만 3,000원에서 각각 2만 6,000원, 어린이 2만원)으로 할인된다. (031)320-5000
◆ 롯데월드
롯데월드의 영업 시간은 밤 11시까지다. 특히 5월 한 달 간은 길어진 저녁을 즐기기 위한 ‘나이트 판타지 페스티벌’을 열고 있다. 이 기간 오후 6시부터는 입장권만 구입해도 모든 놀이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자유 이용권이 3만원(어른), 오후 5시 이후의 야간 입장권이 2만원이니 1만원을 절약하는 셈이다.
야간 시간대 공연과 이벤트도 대폭 보강돼 풍성한 밤 축제를 즐길 수 있다. 뮤지컬 ‘서커스 타잔’은 아크로바틱의 아슬아슬함으로 스릴 넘치고(가든 스테이지 오후 8시 40분), ‘월드 카니발 퍼레이드’는 브라질의 삼바, 스페인의 플라멩코, 카리브의 카누 축제 등을 한자리의 모은 세계의 축제들로 화려하다(어드벤처 거리 오후 7시 30분).
매주 토요일 오후 8시 30분의 ‘스프링 나이트 불꽃 놀이쇼’도 놓칠 수 없는 볼거리. 흥겨운 음악에 맞춰 수천발의 오색 불꽃이 매직아일랜드와 석촌호수 상공을 수 놓는다. 금, 토요일 저녁에는 호수 바람 시원한 호반 무대에서 국내외 미개봉 영화를 무료로 볼 수 있는 시사회가 열린다. 이 밖에 매일 저녁 가든스테이지에서 펼쳐지는 ‘나이트 스페셜 이벤트’나 토·일요일 저녁 영스테이지에서 열리는 통기타 가수들의 라이브 공연 ‘봄향기 가득한 곳에’ 등도 야간에만 만날 수 있는 즐거움이다. (02)411-2000
◆ 서울랜드
서울랜드는 월~목요일은 오후9시, 금~일요일은 오후 10시까지 야간 개장한다. 서울 시내와 가까워 주말 저녁은 물론 퇴근 후 가족 산책 코스로도 안성맞춤이다. 이 곳의 야간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매지컬 레이저쇼’. 화려한 레이저와 펑펑 올라가는 불꽃놀이가 혼을 뺏는다. 또 마술, 스턴트 묘기, 무용 등이 함께 어우러져 멋진 하모니를 이룬다. 매일 오후 8시 30분 세계의 광장 분수 무대에서 진행된다. 월요일만 쉰다. 올 봄의 주력 상품인 ‘해라리의 메가 매직’에도 오후 7시 30분(주말엔 오후 8시) 공연이 추가됐다.
라스베이거스에서나 볼 수 있던 초대형 마술 쇼도 서울랜드 입장만으로 무료 관람할 수 있다. 이벤트홀에서 열린다. 풍차 무대에서는 동유럽에서 온 마술사들의 환상적인 손 마술을 볼 수 있고 공원 안 곳곳에서 광대들이 펼치는 거리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자유 이용권을 제휴 신용 카드로 구매할 경우 50%까지 할인 받을 수 있다. 오후 5시 이후의 야간 입장 때는 10% 추가 할인된다. 6월 19일까지는 ‘캠퍼스 대박 페스티벌’ 기간으로 대학생은 특별 할인 혜택을 받는다. 학생증을 제시하면 자유 이용권을 주간 1만6,000원, 야간 1만2,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02)504-0011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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