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不중 1, 2개 재고를"/ 정운찬 서울대 총장 "대학에 자율권 더 줘야"
서울대 정운찬(사진) 총장이 교육인적자원부가 현행 대학입시에서 엄격히 적용하고 있는 이른바 ‘3불(不)정책(고교등급제·기여입학제·본고사 금지)’ 가운데 일부를 재고(再考)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대학 본고사 도입과 고교 간 학력 격차 인정의 필요성을 주장한 바 있는 정 총장의 이날 발언은 서울대가 2008년도 입시안 발표를 앞둔 시점에 나온 것이어서 적지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정 총장은 12일 서울대 문화관에서 열린 교직원 대상 특강에서 "교육부가 고수하고 있는 ‘3불 정책’ 가운데 적어도 한두 가지는 재고되어야 하며, 정부는 대학에 지금보다 더 많은 자율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총장은 또 총장 선출 방식을 직접선거제에서 간접 선거제로 바꾸는 내용의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의 의원입법으로 마련된 데 대해서도 직접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정 총장은 "일부 대학 총장선거가 잡음이 일자 대학 경험이 많은 국회의원의 발의로 간선제 법안이 통과됐다"며 "(이럴 경우) 정부의 간섭이 커질 수밖에 없어 상당한 마찰이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정 총장은 이어 "2008학년도 입시안은 아직 확정된 게 없지만 지역균형 선발, 특기자 전형 등 다양한 방법으로 선발하겠다"고 말했다.
정 총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BK21(두뇌한국 21)자금을 받아 구조조정을 했는가’라는 질문을 받았는데, 사실 구조조정이 쉽지 않았다"고 말한 뒤 "연구하라고 재정지원을 한다면서 이런저런 조건을 내거는 교육부도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정 총장은 "우리나라는 서울대와 연대 고대 등 주요 3개 대학이 신입생을 1만5,000여명이나 뽑아 학벌문제를 야기하는 등 사회통합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신입생 감축을 강도높게 주문하기도했다.
전성철기자 foryou@hk.co.kr
■ 정창영 연세대 총장/ "학생선발·구조조정 간섭 말라"
연세대 정창영(사진) 총장은 12일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학 구조조정과 학생선발 방식에 대해 "정부는 간섭을 최소화하고 대학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총장은 연세대 개교 120주년 기념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세계 수준의 대학이 되기 위해 가장 많이 고민하고 가장 많이 공을 들이는 것은 대학 자신"이라며 "정부가 지난 30~40년간 간섭하지 않고 내버려 뒀다면 지금쯤 (한국에는) 세계 수준의 대학이 5~6곳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총장은 또 "모든 대학에 정책을 일률적으로 적용할 게 아니라 경쟁력을 갖춘 대학은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보는 대학의 이상형은 우수한 소수 인원을 뽑아 최고의 경쟁력을 발휘하게 하는 하버드 대학 등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들이지만 이는 국내 경제상황 등에 비춰 적합하지 않다"며 "그보다 미시간 주립대와 같이 학생수가 많고 연구도 잘하는 대학을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형영기자 ahn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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