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푸가 12일 인천 남구 용현동에 인하점을 오픈하며 한국시장 재공략의 포문을 열었다.
까르푸 인하점은 2003년 7월 서울 방학점 이후 2년 만에 문을 연 점포로, 시장과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리는 만큼이나 새롭게 변신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연면적 1만4,600평, 단층 매장 3,100평, 1,044대가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 등 규모가 엄청난 것도 시선을 끌지만 점포 옆에 1,500평의 녹지공원이 있어 길이 200m의 인라인스케이트 트랙, 축구경기나 영화 관람 및 각종 공연이 가능한 공연장 등이 설치된 ‘테마파크형 할인점’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이 녹지 공원은 까르푸가 조성해 인천 남구에 기부 체납한 것으로, 주민 밀착형 할인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지하 1층 3,100평의 까르푸 매장에는 3만5,000여가지의 상품이 망라됐고, 1층은 생활용품 의류 액세서리 등 패션쇼핑몰과 푸드코트 대형서점 패밀리레스토랑 클리닉 헤어숍 세탁소 등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
까르푸는 12일 인하점 오픈에 이어 3월 인수한 대구 할인점 탑마트 2개 점의 간판을 6월 까르푸로 바꿔달며, 8월 전주점, 9~10월 화성점을 오픈한다. 연말이면 32개 점포로 늘어나는 것이다.
까르푸는 탑마트 인수 후 계약조건에도 없던 200명 직원에 대한 고용을 승계했고, 전주점은 예향의 도시에 걸맞게 건물과 인테리어에 한옥 분위기를 반영토록 했다.
올해 신규 출점과 보수에 약 2,700억원을 투자했으며, 매년 이 정도의 투자와 적극적인 인수합병으로 2008년 업계 3위(현재 4위)에 오른다는 전략이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 브로야니고 한국까르푸 사장/ "한국 1위보다 동네 최고 점포 되겠다"
까르푸 인하점은 필립 브로야니고(45·사진) 한국까르푸 사장이 2003년 7월 부임한 이래 직접 개장한 첫 점포라고 할 수 있다. 그는 "2년 동안 가장 크게 배운 것이라면 한국 소비자의 요구를 최우선적으로 중시하게 됐다는 점"이라며 "앞으로 인수합병을 적극 검토해 점포를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까르푸 인하점이 갖는 차별화한 컨셉은.
"한마디로 고객이 원하는 모든 것을 찾을 수 있는 점포다. 상품의 구색이 다양할 뿐 아니라 먹을 것, 어린이 놀이공간, 콘서트, 스케이팅까지 지역 주민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한 곳에서 모두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다."
-할인점 시장의 치열한 경쟁을 극복할 전략은.
"까르푸는 세계적으로 표준화한 모델이 있다. 최저 가격은 기본정신이며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운영비용을 낮춤으로써 고객에게 보다 좋은 상품을 보다 싼 가격에 공급하는 것이 최선일 뿐이다."
-대형 할인점 외에 슈퍼마켓 사업 등에도 진출하나.
"까르푸는 대형 할인점, 슈퍼마켓, 하드 디스카운트 스토어의 전문노하우를 갖춘 업체다. 한국시장은 잠재력이 큰 시장이어서 다른 업태의 진출도 물론 고려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계획을 밝힐 단계는 아니다."
-지난 2년간 한국에서의 성과를 꼽는다면.
"까르푸만의 독특한 교육·고용 프로그램을 도입한 점을 자랑하고 싶다. 까르푸에는 캐셔에서 시작해 점장(이사급)에 오른 여성도 있고, 정규직이 60%로 경쟁 업체의 2배이며, 여성직원은 57%로 역시 경쟁사 가운데 가장 많다. 연공서열보다는 능력 위주로 승진제도를 운영한 결과다. 3월 평사원을 대상으로 교육평가를 통해 과장 승진 기회를 주는 내부 승진제(ETP)를 도입하기도 했다. 이러한 인재 풀은 까르푸의 미래인 동시에 한국의 미래다."
-중국 대만 인도네시아 등에서 1위 할인점으로 자리잡은 반면 한국 시장에서는 국내 업체에 밀려 철수론이 끊이지 않았는데.
"소비자에게 과연 한국 1위가 중요하겠는가, 아니면 내가 사는 동네에서 최고의 점포가 중요하겠는가. 까르푸는 인천에서, 그리고 앞으로 오픈할 대구와 전주에서 1위 점포가 될 것이다. 까르푸는 한국에서 적자를 본 적이 없으며, 최근 2년간 신규 점포를 내지 않았을 뿐 매년 600억~700억원을 들여 매장을 리뉴얼했고 부지를 확보했다. 만약 한국시장에서 철수할 생각이었다면 이렇게까지 투자했겠나. 까르푸는 1996년 이래 한국에 1조6,000억원을 투자한 최다 투자 외국기업이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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