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K고 비리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방배경찰서는 12일 지난해 6월 이 학교 기말고사에서 특정과목의 난이도가 지나치게 높아 전체 평균점수가 20~30점이었는데도 극소수의 학생들은 90점 이상을 얻어 학생들 사이에서 시험지 유출 및 성적조작 의혹이 제기되고 재시험 요구도 잇따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해당 과목 출제 교사를 소환해 조사한 데 이어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K고 관계자는 "지난해 6월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한 학부모가 교장실로 전화를 걸어와 교사에 의한 시험지 유출 의혹을 제기했다"며 "자체 조사에서 수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한 데다 교사들이 투표결과 재시험을 치르지 말자는 의견이 우세해 자체적으로 종결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학교 A(53) 교사 아들을 포함한 학생 4명의 예·체능 과목 성적이 거의 만점으로 나온 점을 확인하고 관련 서류에 대한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A교사가 아들을 자신이 근무하는 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해 2003년 2월 학교 인근의 가구점으로 주민등록상의 주소지를 옮겼다가 1개월 뒤 원주소지로 다시 이전한 사실을 밝혀냈다. A교사는 또 같은 해 자신의 아들이 다니는 반에 직접 시험감독으로 들어갔으며 퇴근 후 집에서 채점까지 하는 등 서울시교육청의 ‘학업성적 관리지침’을 위반한 혐의도 받고 있다.
전성철기자 foryou@hk.co.kr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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