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가 전쟁의 폐허에서 출발한 1955년 당시 매출 상위 100대 기업 가운데 지금까지 100위권에 남아있는 기업은 7개사에 불과할 정도로 한국 기업들의 부침이 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경제연구소가 11일 발표한 ‘한국기업 성장 50년의 재조명’ 보고서에 따르면 55년 100대 기업(매출액 기준)중 CJ(제일제당), LG화학, 현대해상(동방해상보험), 한진중공업(대한조선공사), 대림산업, 한화, 한국전력 등 7개사만 지난해에도 100위권에 포함됐다.
또 1위 기업들도 경제 환경 변화에 따라 계속 바뀌어왔는데, 55년 1위였던 삼양사와 65년 1위였던 동명목재는 이미 100대 기업에서 빠졌다. 75년 1위였던 대한항공은 24위로 밀렸으며 85년과 95년 1위였던 삼성물산은 18위로 떨어졌다. 반면 75년에 27위였던 삼성전자는 부동의 1위에 올라있다. 재벌들의 경우도 64년 10대 그룹중 삼성과 LG만이 10대 그룹에 남아있을 정도로 부침이 컸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현재 국내 기업들의 분포는 양극화가 심화하는 취약한 구조"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국내 100대 기업의 평균 매출은 58억 달러로, 포천지가 선정한 글로벌 100대 기업 평균 매출의 11.0% 수준이지만 매출 증가율은 14.2%로 글로벌 기업 평균(13.5%)보다 높고 순이익률 등 수익성도 다소 우위에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그러나 100대 기업에서도 상하위 기업간 격차가 커지고 있으며, 소기업이 중기업이나 중견기업으로 성장하지 못하면서 경제의 허리가 부실해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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