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신규투자 허용여부를 놓고 이해찬 총리와 손학규 경기지사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열린우리당 경기 출신 의원들이 사실상 손 지사와 비슷한 맥락의 주장을 펴고 나섰다.
우리당 수도권발전대책특위 산하 경기발전위원회(위원장 안병엽 의원)는 11일 국회에서 회의를 갖고 국내 첨단기업에 대해 외국기업과의 형평성을 고려, 수도권에 공장 신·증설을 허용하는 문제를 조만간 당정협의를 통해 정부에 요구하기로 했다. 현재 국내 기업에 대해선 14개 업종에 한해 증설만 허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위원회는 일반규제 완화를 위해 수도권정비법 시행령에 경기발전지구제도를 도입, 공공기관 이전지역과 낙후지역을 지정해 개발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이는 손 지사의 요구와 원칙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 정부의 입장 보다는 지역의 이익, 유권자의 바람이 우선이라는 인식인 셈이다. 다만 경기도가 수도권정비법을 당장 전면 개정하거나 대체입법을 하자는 주장인 반면 우리당 경기발전 위원회는 2007년까지 특례기간을 두어 문제점을 보완하고 행정중심복합도시 착공이 예상되는 2008년에 법을 근본적으로 손질하자는 입장이다.
회의에 참석했던 우리당 의원들은 자신들이 손 지사 주장에 동조한 것으로 비치는 데 부담을 느낀 듯 "현실적으로 경기도에 필요한 부분을 수렴한 것일 뿐"이라고 정치적 시선을 사양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이규택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손 지사에 대한 거세작전이 시작됐다"며 "현 정부는 경제가 죽든 말든 오직 유력한 대권후보를 거세하는 데만 정치적 올인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조경호기자 sooya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