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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찾사’ 개그맨 14명 소속사 ‘이중계약’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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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찾사’ 개그맨 14명 소속사 ‘이중계약’ 폭로

입력
2005.05.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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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의 인기프로 ‘웃음을 찾는 사람들’에 출연 중인 간판 개그맨 윤택 김형인 김신영 등 14명이 11일 소속사 스마일매니아의 박승대 사장이 ‘노예계약’을 강요하고 비인간적 처사를 일삼았다고 주장, 방송가에 파문이 일고 있다. 이들은 이미 계약해지를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낸 데 이어 내주 중 이중계약 무효 소송을 내기로 했다.

개그맨들은 2004년 1월 SBSi, 스마일매니아와 3자 계약을 맺었으나, 지난해 가을 박 사장이 10~15년 전속에 계약금도 없는 계약을 강요했다는 것. 윤택은 "한 명씩 골방에 불려가 강압적 분위기에서 계약을 강요 당했다"며 "계약 거부는 방송출연 금지로 직결돼 어쩔 수 없이 사인했다"고 주장했다. ‘병아리 유치원’ 코너에 출연하던 김재우는 "이면계약을 거부하다 방송에서 퇴출 당했고, 이후 전용극장 출입금지는 물론, 동료들과 만나지도 못하게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박 사장이 폭언을 일삼고 동료와의 대화 등 사생활까지 감시했다고 폭로했다. 이들은 "우리가 집단 행동에 나선 것은 권리를 되찾고 후배들이 같은 괴로움을 당하지 않게 하려는 것"이라며 "‘웃찾사’ 제작에는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 사장은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개그맨들이 살아남으려면 신동엽 같은 MC가 돼야 하며 이를 위해 장기 계약을 맺었다"며 ‘노예계약’ 운운에 반박했다. 그는 "CF 출연료나 지방 투어 콘서트 수익금은 회사와 SBSi, 연기자가 각각 35%, 35%, 30%로 나누고 방송 출연료도 70%를 개그맨들에게 준다"면서 "내가 돈을 엄청 번 줄 아는데 수익은 운영비와 100여명의 신인 개그맨 활동비에 쏟아부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모든 것이 내 책임"이라며 "개그맨들 요구를 100% 수용하겠다"고 물러섰다.

연예계의 ‘불공정계약’ 파문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이번에는 계약기간이나 방식이 훨씬 더 폭력적이어서 충격을 주고 있다.

물론 개그맨들의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웃찾사’를 총괄하는 이창태 SBS 책임PD는 "박 사장이 개그맨 방송 출연을 좌지우지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면서 "어떤 코너에 넣고 뺄지는 제작진의 결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 매니저는 "김재우 사례는 알려진 사실"이라며 "언젠가 크게 터질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방송가에서는 전근대적 매니지먼트 관행을 문제로 보고 있다. 지나치게 커진 특정 기획사의 파워에 비해 매니지먼트는 주먹구구식이기 때문이라는 것. 한 기획사 관계자는 "체계적인 매니지먼트 시스템이 갖춰져야 이런 사태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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