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지난해 사상 최대인 1조 1,712억엔의 당기 순이익을 올렸다. 3년 연속 최대 수익 경신과 2년 연속 1조엔 초과 수익이라는 기록도 세운 도요타는 "너무 성과가 좋아 미·일 무역 마찰이 걱정된다"는 등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도요타는 지난해 총 740만대의 자동차를 팔아 18조 5,515억엔(전년도 대비 7.3% 증가)의 매출과 1조 1,712억엔(0.8% 증가)의 당기 순이익을 기록했다.
도요타의 순이익은 GM,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 등 세계 자동차 빅3의 그것을 합한 것보다 많은 액수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도요타의 지난해 매출액은 태국과 그리스의 국민총생산(GDP)을 웃돌고, 순이익은 요코하마(橫浜)시의 일반회계예산과 맞먹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영업이익은 1조 6,721억엔(0.3% 증가)으로 나타났다.
도요타의 이 같은 쾌속 질주는 외환 및 국제유가의 악영향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한 엄청난 설비투자(1조800억엔)와 연구·개발 투자(7,550억엔)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해외생산을 확대하기 시작한 도요타는 주요 시장에 연구·개발 거점을 마련해 대응함으로써 현지 업체와의 경쟁에서 승리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 전 세계 시장에서의 판매 호조가 도요타의 약진을 가능하게 한 셈이다.
최첨단 기술인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을 앞세워 미국 시장 점유율 30%를 돌파한 도요타는 한편으로는 걱정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한마디로 너무 많이 팔아 고민이라는 것이다. 미국의 반발로 인한 무역갈등을 우려한 오쿠다 히로시(奧田碩) 도요타 회장이 9일 미국 자동차업계를 돕기 위해 GM에 하이브리드 기술을 제공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을 정도이다. 도요타는 또 미국 신문에 ‘우리는 미국에서 600명이 넘는 신규 채용을 하려고 합니다’라는 광고를 게재하는 등 여러가지 미국 달래기 방안을 짜내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일본차의 60~70%가 현지 생산돼 미국인의 고용에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 무역갈등이 일어나기는 어렵다고 일본 업계는 기대 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도쿄=김철훈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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