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브리지 론스타 칼라일 같은 외국계 사모펀드들이 제일 외환 한미 등 국내 은행들을 지배한 이후 은행권 전체의 금융중개기능이 크게 약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이 내놓은 ‘외국 금융기관 진입이 국내 은행산업에 미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계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비중은 2000년 40.2%에서 2004년 34.6%로 5.6%포인트 하락했다. 대신 가계대출비중은 32.8%에서 56.6%로 무려 23.8%포인트나 높아졌다. 중소기업 대출비중이 줄고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난 것은 외국계 은행들이 자산을 안전 위주로만 운용했기 때문이다. 외국계 은행들의 이 같은 자산운용행태는 단기간에 은행가치를 높여 높은 매각차익을 얻기 위한 것으로, 국내 은행에도 연쇄적 영향을 미쳐 결국 은행의 금융중개기능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지적됐다.
또 외국계 은행의 안전자산 선호 경향에 따라 대출금리는 올리고 예금금리는 내림으로써 예대금리차가 1999년 말 1.56%포인트에서 작년 말에는 2.11%포인트로 넓어져, 이 역시 금융중개기능을 약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제일은행이나 한미은행의 경우처럼 외국계 은행들이 대주주가 돼 상장을 폐지하는 것과 관련, "상장폐지 때 해당 은행에 대한 시장의 감시가 약화하므로 경영관련정보를 수시 공시토록 의무화하는 한편, 후순위채 발행을 유도함으로써 투자자에 의한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또 "국내 사모펀드에 대한 규제를 완화함으로써 국내 금융자본을 육성하고, 외국자본에 매각할 경우에는 대주주에 대한 적격성 심사를 엄격히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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