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기 국회의장(사진)이 10일 항의 성격을 띤 일본 방문에 나섰다.
김 의장은 이날 2박3일 일정으로 일본 아이치(愛知)현에서 열리는 ‘2005 아이치 엑스포’한국의 날(11일)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으로 출국했다. 3월25일 개막한 아이치 엑스포는 세계박람회협회가 공인한 종합박람회로, 세계 121개국과 4개 국제기구가 참가하고 있으며 환경문제를 중점으로 9월25일까지 개최되는 대규모 행사다. 당초 노무현 대통령이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최근 한일관계와 일정상 노 대통령이 갈 수 없는 ‘사정’때문에 김 의장이 대신 참석하게 된 것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김 의장이 3일간이나 일본에 머무르면서 일본 정·관계 인사를 전혀 접촉하지 않기로 한 점이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정확하게 행사에만 참석하고 일본 인사는 아무도 안 만날 것"이라며 "이는 독도문제와 역사교과서 왜곡 등 최근 한일간 갈등을 일으킨 일본에 대한 성의 있는 자세를 강력히 촉구하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말했다. 일본이 먼저 양국간 갈등 해소를 위한 구체적 행동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국회의장이 일본을 찾아가서 손을 내미는 듯한 모습을 보일 수 없다는 취지다.
이 때문에 방문 자체도 일본측이 요청한 공식 방문대신 비공식 방문 형식으로 했다. 김 의장은 방일 기간동안 민단에서 주최하는 ‘한국의 날’전야제와 개막식 참석, 엑스포 현장 시찰, 주일대사 주최 리셉션 참석 등 철저히 행사 위주의 일정을 가질 예정이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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