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양보다는 질적 성장, 물량보다는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펴기로 해 주목된다. 세계 1,2위 자동차 기업인 GM과 포드의 회사채가 최근 투자부적격 등급으로 추락하는 등 세계 자동차 시장이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기 때문이다.
최한영(사진) 현대·기아차 전략조정실장 겸 마케팅총괄본부장은 10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 현대·기아차의 약진을 높게 평가하는 내·외신 보도가 잇따르고 있지만 현대·기아차를 도요타와 비교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앞으로 4~5년간 열심히 노력해야 세계 6위권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현대·기아차는 2010년 500만대 생산·판매 체제를 구축, 글로벌 톱5를 달성하겠다고 밝혔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336만대의 자동차를 판매, 338만대의 푸조·시트로엥에 이어 근소한 차이로 판매량 8위에 올랐다.
최 사장은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매출액 49조원은 도요타(180조원)의 4분의 1 수준이고 브랜드 가치는 6분의 1에도 못미친다"며 "1인당 매출액도 도요타의 30%, 1인당 영업이익은 24% 수준으로 아직 현대·기아차가 갈 길은 멀다"고 지적했다. 최 사장은 이어 "현대·기아차는 미국 시장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급성장한 업체가 아니다"며 "현대·기아차는 앞으로도 외형 성장 일변도의 전략보다는 생산성, 고부가가치 차종 개발, 제품품질 개선, 조직능력 강화 등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근 미국 자동차 빅3의 부진과 일본 자동차의 약진이 부각되면서 자동차 시장의 판도에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며 "자칫 일본자동차에 대한 통상 제재 등 견제책이 나올 경우 현대·기아차가 일본 자동차 업체와 같은 대우를 받으면 안된다는 것이 기본적인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도요타는 최근 GM의 경쟁력을 높여주기 위해 도요타의 가격을 올리고 하이브리드 및 연료전지 기술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발표하는 등 미국의 환심을 살만한 대책을 잇따라 밝히고 있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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