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열리지 않는 5월은 의원외교 시즌이다. 10일에만 임채정 통외통위 위원장 등이 독일과 브라질로 떠났고, 박희태 국회부의장 등 한중친선협회 의원들이 중국을 방문하기 위해 출국했다.
의원외교는 상대국 정치권에 친선우호 분위기를 조성, 정부 차원의 외교를 측면 지원한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가 많다.
이런 긍정론에 힘입어 일부 의원들은 한가지 숙제를 해결하려고 여론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 바로 부부동반 해외 출장이다. 이들은 배우자 경비를 자비로 부담해 부부동반으로 해외에 나가는 방안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분위기가 무르익지 않은 상태다. 통외통위의 한 여당 중진은 이달 하순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중앙아시아 프로젝트사업 시찰에 자비 부담을 조건으로 부부동반으로 참가할 예정이었으나 동료 의원들이 난색을 표명하자 본인도 가지 않기로 했다.
부부동반을 찬성하는 측은 "의원외교는 공식적 만남도 중요하지만 만찬이나 파티장에서 인간적으로 친해지는 게 더 중요하다"며 "특히 서양인들은 부부끼리의 만남을 대단히 중시한다"고 말했다. "미국 최고의 로비스트는 가족사까지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논리도 나온다.
하지만 "공무에 배우자가 왜 동행하느냐" "국민 정서상 시기상조"라는 반론이 더 많다. "공식화하면 악용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과거에는 의원과 배우자가 따로 출국해 해외에서 합류한 경우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연초 한나라당 김덕룡 당시 원내대표 등은 ‘용감하게’ 남아공을 부부동반으로 다녀왔고, 부인의 경비는 자비로 충당했다.
조경호기자 sooy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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