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9일 양윤재 서울시 행정2부시장이 수뢰 혐의로 구속된 불똥이 이명박 시장에게 튈 것이냐를 놓고 종일 술렁였다."개인 비리일뿐"이라는 주장에서부터 "결국 타깃은 이명박"이라는 등 각종 추측이 난무했다.
이 시장 측근 인사들은 이날 적극적인 해명을 시도했다. 서울시 정무부시장 출신인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은 당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이 시장을 적극 감쌌다.
정 의원은 ‘하늘은 이명박 시장 편인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번 사건은 청계천 복원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고, 문제를 일으킨 업자는 문제투성이의 인물"이라며 "이 시장은 이미 오래 전부터 이런 사태의 발생 가능성을 예상해왔기 때문에 만약 이번 사태가 기획된 것이라면 결국 역풍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 시장측 사람으로 꼽히는 수도권 출신 3선 의원도 "이번 사건은 이 시장과는 별개인 단순한 비리 사건으로 본다"며 "이미 몇 달 전부터 양 부시장에 대한 검찰의 내사설이 나돌았고, 이 시장도 알고 있었는데, 다만 정리의 때를 놓친 것 뿐"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을 ‘청계천 복원 사업과 무관하고 이 시장과도 관련 없는, 양 부시장의 개인비리’로 정리하고 싶은 게 이 시장측의 속내인 셈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과 이 시장과의 무관함이 밝혀지더라도 이 시장의 대권가도엔 일정한 상처가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이 시장의 핵심 선거공약이자, 대선가도의 든든한 발판이라 할 수 있는 청계천 복원사업이 비리의 오명을 덮어쓴다면 큰 짐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수도이전 반대 투쟁 등으로 이 시장의 주가가 올라갔고, 청계천 복원이 곧 마무리 된다는 점에서 양 부시장의 구속이 "시기적으로 묘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검찰이 작정하고 이 시장 주변을 뒤지고 있다" 거나 "이 시장도 조만간 불려갈 것"이란 얘기가 나오는 것은 이 같은 맥락이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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