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0 재보선 참패로 열린우리당 내 실용진영이 주춤하는 사이 개혁파가 세 불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재야파와 개혁당그룹이 ‘개혁연대’를 가시화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실용·개혁파간 힘겨루기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무엇보다 재야파의 행보가 관심을 모은다. 구 당권파와 함께 당의 주축을 이루는 재야파의 외연 확장은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의 대권행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9~10일 백령도에서 회원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워크숍을 개최한 재야파 중심의 국민정치연구회(국정연)는 비(非)운동권 출신에게 문호를 개방키로 했다. 최근 당 안팎에서 개혁진영의 결집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비운동권 개혁파 의원은 물론 당직자와 일반당원까지 껴안는 대중조직으로 거듭나 실용진영에 맞서겠다는 것. 물론 일반인의 정치참여가 제도화하는 상황에서 운동권 순혈주의만 고집할 경우 다른 계파와의 경쟁에서 뒤쳐질 것이라는 위기감도 작용했다. 우원식 의원은 "이상에 치우치지 않고 현실에 뿌리내리기 위해선 당내 경선 등에서 실질적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조직이 돼야 한다는 의미"라며 "기간당원제를 비롯한 당내 현안에 대해서는 참여정치연구회(참정연) 등 다른 개혁진영과의 연대도 적극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당내 개혁진영의 한 축인 참정연도 7~8일 충남 조치원에서 총회를 열어 대중조직으로의 탈바꿈을 선언했다. 유시민 상임중앙위원과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 등 회원 300여명이 모인 총회에서 참석자들은 연구모임 성격에서 탈피해 기간당원제 정착과 선명한 개혁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참정연을 발전적으로 해체한 뒤 6월 하순 새로운 대중조직을 발족시키기로 했다.
핵심 관계자는 "4·2 전당대회는 철저한 금권·조직선거였고 이런 문제점이 결국 재보선 참패로 이어졌다"며 "당내에서 본격적으로 참여의 문화를 조성하고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총회에는 재야파인 우원식 정봉주 의원이 참석, 양측간 연대 가능성을 암시함으로써 향후 당내 세력판도와 노선투쟁 양상에 상당한 변화가 일 것임을 짐작케 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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