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을 앞뒀을 때 단조로운 삶을 한번 바꿔보고 싶었습니다"
현대건설 홍보부 김정수(50·사진) 부장은 사내에서 ‘음유시인’ ‘댄스왕’으로 불린다. 그는 사내 인터넷 이메일을 통해 동료 사원들에게 주 2, 3회 자신이 직접 쓴 시를 보내주고, 격주로 나오는 사보 신문에도 자작시를 자주 올려놓는다.
김 부장은 1994년 계간지 ‘자유문학’에 투고한 ‘호반 풍경’ 등 5편의 시가 당선되면서 등단한 시인이다. 이후 직장 생활을 하면서 꾸준하게 작품 활동을 해왔는데, 지금까지 쓴 시만 200여 편에 달한다. 지금도 매주 인사동에서 작가들과 자작시나 외국 시를 놓고 난상 토론회와 낭독 시간을 갖는다.
김 부장은 바쁜 직장 생활을 하면서 문학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를 "회사 생활을 하며 닫혔던 마음을 열기 위해"라고 말했다. 자신의 성격도 시를 쓰게 된 동인 중 하나다. 그는 스스로를 "회사 동료들과 사소한 언쟁만 해도 밤잠을 설치고, 윗사람에게 보고할 때도 괜히 얼굴이 붉어질 정도로 예민한 성격의 소유자"라고 말한다. 또 현대그룹 문화실에 근무할 당시 자연스럽게 문화인들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던 것도 습작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됐다.
김 부장은 성격을 외형적으로 바꾸기 위해 시를 쓰는 것 외에 단전호흡, 요가, 댄스 등도 함께 시작했다. 특히 사교성을 키워주는 댄스 동호회에 가입한 이후부터는 부서 회식 때 자신이 분위기를 리드할 만큼 크게 변했다.
그는 "단조로운 직장 생활에만 얽매여 있을 때보다 틈틈이 자신을 찾고 남에게 나를 열어 보일 수 있는 취미 생활을 하게 되면서 오히려 회사 업무의 효율이 향상되고 적응력도 나아졌다"며 "삭막해져 가는 현대 사회에서 직장인들이 스스로의 색깔을 찾을 수 있는 취미나 특기를 하나쯤 찾아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부장은 앞으로 연극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연극 동호회인 ‘생활연극네트워크’에 매주 참가하면서 틈틈이 희곡도 집필 중이다.
송영웅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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