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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 따먹는 사슴 때문에 산삼 씨말라/ 애타는 美심마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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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 따먹는 사슴 때문에 산삼 씨말라/ 애타는 美심마니들

입력
2005.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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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봤다를 외친 게 언제인지 가물가물합니다"

뉴욕타임스는 8일 미국 동부 애팔래치아 산맥의 산삼(사진)이 씨가 말라 심마니들이 울상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에서 산삼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말. 수 많은 사람들이 금맥을 찾아 미국 서부로 몰려들 당시 동부에서는 ‘산삼 러시’가 일었다. 미국 산삼은 이후 홍콩 시장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인정 받으며 켄터키, 웨스트버지니아, 노스캐롤라이나 주를 먹여 살리는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웨스트버지니아는 지난해 6,400파운드(약 2,900㎏)를 수확, 200만 달러가 넘는 돈을 벌어 들였다.

미국 산삼이 큰 인기를 끌고 남획이 우려되자 세계무역기구(WTO)는 1973년 미국 산삼을 ‘희귀 보호종’으로 지정해 보호에 나섰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 이후부터 산삼 찾기는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웨스트버지니아의 한 심마니는 "한 때는 15파운드까지 캤지만 2년 전에는 7파운드, 지난해는 5파운드 밖에 못 캤다"고 말했다.

산삼 찾기가 어려워진 첫 번째 이유로 꼽히는 것은 다름아닌 사슴. 웨스트버지니아 대학의 제임스 맥그로우 박사팀은 4년 전부터 8개 주의 산삼 생태를 조사한 결과, 적게는 11%에서 많게는 100%의 산삼이 사슴이 잎을 따먹는 바람에 햇볕을 흡수하지 못해 죽는다고 밝혔다. 맥그로우 박사는 "조지아, 버지니아 등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발견됐다"며 "이런 속도로 간다면 100년 안에 미국에서 산삼은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사슴의 천적 중 하나인 코요테 수를 늘려 사슴 수를 줄여야 한다는 묘책을 내놓기까지 한다.

아울러 산삼 씨를 즐겨 먹는 야생 칠면조도 산삼을 괴롭히는 주범으로 눈총을 받고 있다. 그러나 "목재회사가 나무를 너무 베어내 산삼이 자라는 데 필요한 그늘을 없애버렸기 때문"이라며 인간의 잘못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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