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서 입시경쟁을 ‘지옥’이라고 표현한 지는 수십 년이 지났지만 아직 합리적인 제도는 겉돌고 있으니, 여기저기서 자살하는 학생이 이어진다.
이런 현상은 쉽게 사그라질 것 같지 않다. 교실은 평생을 사귀어갈 벗들이 아니라 ‘나를 짓밟는 적’들로 가득하니, 이런 속에서 ‘따돌리기’가 독버섯처럼 퍼져 육체나 정신의 폭력이 춤추고, 심하게는 학교 단위를 넘어서 조직폭력단마저 설치고 있다니 끔찍하다.
이런 사회현상은, 학교당국이나 교육행정 담당자들의 잘못이라고만 할 수 없을지 모른다. 무한경쟁을 부추기는 세계적 현상이기도 할 것이다. 정도와 양상의 차이는 있지만 이른바 선진국이라는 나라들에도 더러 있는 모양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더 심한 축에 끼인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청소년들은 예나 지금이나 앞으로도, 꿈과 희망에 부푼 주인공들이 아닌가. 그들 앞에 펼쳐질 한없는 시간은 다름 아닌 그들의 것이요, 이 지구를 포함한 우주는 그들의 무대이다. 그들은 내일의 한국과 아시아, 그리고 온누리의 주인공이 아닌가. 그들이 창창한 앞날을 헤치고 나갈 큰 뜻을 품게 하고, 그리고 그들이 그것을 함초롬히 실현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도록 해야 한다.
우리 조상들은 하늘과 땅 사이에 넘치게 가득한 넓고도 큰 기운을, 젊은이들이 하찮은 것에 얽매이지 않고 호쾌한 마음으로 받아들이도록 했다. 이것을 바로 호연지기(浩然之氣)라고 뭉뚱그렸다.
앞으로 세계는 더 복잡하고, 더 빠르게 변할 것이다. 이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우리 후생들이 어느 누구에도 기죽지 않고, 타고난 재주를 마음껏 펼치게 하려면, 젊은 날에 이 호연지기를 흠뻑 갖추도록 해야 한다.
나라와 겨레의 어제와 오늘, 동과 서 남과 북을 살필 때, 앞으로 해야 할 일은 많고 빼어난 머리, 억센 힘과 돌파력은 한없는 크기로 필요하다. 씩씩하고 슬기롭고 똘똘한 우리 아들딸들은 우리 모두의 꿈이요, 희망이요, 미래다. 어버이는 어버이대로, 스승은 스승대로, 학교는 학교대로, 행정당국은 당국대로, 대학은 대학대로, 언론은 언론대로, 정치 지도자들을 포함한 나라의 모든 지도층은 열린 마음으로 작은 고집을 버리고, 우리 청소년을 비롯한 젊은이들에게 광화문 촛불시위 같은 행사는 하지 않아도 되게 하자.
김경희 지식산업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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