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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뇌물 의혹/ 梁부시장 집무실에 억대통장·외화뭉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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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뇌물 의혹/ 梁부시장 집무실에 억대통장·외화뭉치

입력
2005.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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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유재만 부장검사)는 8일 청계천 개발사업과 관련해 부동산 개발업체에서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양윤재(56) 서울시 행정2부시장의 집무실에서 1억수천만원이 입금된 통장 2개와 1,000만원 상당의 엔화(약 100만엔), 수백만원 상당의 한화와 유로화 현금뭉치를 발견, 출처를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와 별도로 부동산 개발업체 M사에서 모두 2억800만원가량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양 부시장을 이날 밤 구속 수감했다.

양 부시장의 집무실에서 발견된 통장은 본인과 측근 명의로 되어 있었고, 지난 해 10~11월께 각각 1억원과 수천만원이 한꺼번에 입금돼 있었다. 검찰은 통장과 함께 봉투에 들어있던 양 부시장 명의 도장이 다른 통장에서 사용한 것과는 다른 사실을 확인, 이미 드러난 것과 다른 뇌물일 가능성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M사 대표 길모씨에게 ‘(청계천) 개발사업으로 엄청난 이익을 얻게 될 텐데 60억원 정도는 줘야 하지 않느냐’며 돈을 요구하지 않았느냐"고 양 부시장을 추궁했다. 검찰은 양 부시장이 돈을 요구할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으로부터 청계천 개발 아이디어를 제공한 대가로 부시장 승진 또는 60억원 제공을 약속받았다"고 과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양 부시장은 "(자신이 제공한) 청계천 개발 아이디어가 60억원의 가치를 지녔다고 다른 사람들에게 한 얘기가 잘못 전달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에 따르면 양 부시장이 길씨에게서 2003년 12월 서울 압구정동 자신의 집 주차장에서 굴비상자에 든 현금 1억원을, 2004년 2월 타인 명의의 은행계좌로 1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03년 12월 하버드대 청계천 프로젝트 특강을 위해 미국을 방문하면서 길씨와 동행해 5,000달러를 받고, 호텔 숙박비 등 체재비와 명품 가방, 스카프, 구두 등 3,000달러 상당의 선물을 받았다고 검찰은 밝혔다.

양 부시장은 이에 대해 "길씨가 돈을 주려고 해 모두 거절했으며, 미국 방문 때 체재비는 당시 ‘하버드대 프로젝트’의 대행사측에서 처리했기 때문에 나는 잘 모른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명품 선물에 대해서도 "구두를 선물받은 것은 사실이나 의례적인 것이었고, 나머지 물건값은 내가 계산했다"고 주장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김지성기자 jskim@hk.co.kr

●양윤재 부시장은 누구

청계천 복원사업과 관련해 수뢰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고 있는 양윤재(56)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이명박 시장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양 부시장은 서울대 건축학과와 환경대학원을 졸업한 건축 및 조경 전문가로 1981년부터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로 재직했으며, 이명박 서울 시장이 2002년 시장 선거공약으로 청계천 복원을 내걸면서 자연스럽게 이명박 캠프에 합류했다. 2002년 8월 청계천 복원을 총괄하는 청계천복원추진본부장에 임명됐고, 지난해 7월에는 서울시의 기술직 업무를 총괄하는 행정2부시장으로 승진했다. 당시 서울시 공무원직장협의회는 양 부시장이 ‘분당 파크뷰 특혜분양 의혹사건’ 에 연루돼 있다며 반대 성명을 내기도 했으나, 이 시장은 청계천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 필요하다는 이유로 양 부시장을 임명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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