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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건비 상승·환율 압박에 해외생산 러시/‘한국産 IT제품’이 사라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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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건비 상승·환율 압박에 해외생산 러시/‘한국産 IT제품’이 사라져 간다

입력
2005.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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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시장에서 유통되는 한국 정보기술(IT) 제품들 가운데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인건비 상승과 환율 압박, 저가 외산 IT 제품의 범람으로 인해 노트북PC와 MP3 플레이어, 휴대폰 등 첨단 IT 제품의 해외 생산이 대폭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PC생산업체인 삼성전자는 지난달부터 수원 노트북PC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대신 자사 노트북PC 전량을 중국 쑤저우의 디지털미디어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미 2003년부터 노트북PC의 생산기반 이전 작업을 진행해왔다"며 "환율 압박이 높아지면서 생산기지 이전도 가속화했다"고 밝혔다.

올해 초 99만원짜리 ‘에버라텍’ 노트북PC를 출시, 석달 만에 4만4,000대 이상을 판매한 TG삼보도 중·저가 노트북PC 대부분을 중국과 멕시코 등지에서 생산하고 있다. TG삼보 관계자는 "외국계 PC업체들이 쏟아내는 중국산 초저가 제품에 대적하려면, 토종 기업도 인건비가 저렴한 해외 생산기지를 활용하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MP3플레이어는 한국 제품이 ‘원조’로 알려져 있지만 일부 중견 브랜드를 제외하면 정작 우리나라 땅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드물다. 아이리버 제품의 경우 전량 중국 광둥성에서 생산되고 있다. 최근 해외 시장 저가 공세 논란을 불러일으킨 삼성전자 MP3 플레이어 역시 중국 쑤저우 등에 위치한 해외 공장에서 만들어진다.

디지털카메라와 프린터 등 외국 브랜드의 비중이 7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제품군에서는 국내 제조품은 그야말로 ‘멸종 위기’에 몰려 있다. 유일한 국산 디지털 카메라 업체인 삼성테크윈의 경우 보급형 컴팩트 카메라 제품군을 중심으로 해외 생산 비중이 35% 이상으로 높아졌다. 삼성전자의 프린터 사업부 역시 컬러 레이저 프린터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제외하고는 해외 생산량이 더 많다.

수출 효자 상품이라는 휴대폰도 해외 생산량이 늘어나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중국 톈진과 선전 공장의 휴대폰 생산량을 지난해 1,200만대에서 올해 1,500만대로 늘릴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 휴대폰 총 생산량의 17% 규모다. LG전자도 옌타이와 칭다오 공장에서 지난해 대비 50% 이상 늘어난 1,500만대의 휴대폰을 생산키로 했다. 팬택계열도 올해 다롄 공장의 휴대폰 생산목표를 400만대(지난해 120만대)로 잡았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국내 산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형 IT업체들의 해외 생산이 확대되면서 국내 디지털 산업의 수출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유럽처럼 경제의 성장 잠재력이 고갈되는 상황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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