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들의 ‘내신 위주 대학입시제도 반대’ 촛불집회 및 자살학생 추모제가 당국의 예상과는 달리 300여명 만이 참가한 가운데 1시간여 만에 특별한 사고 없이 싱겁게 끝났다. 하지만 학생들이 다시 집회를 검토하는 등 추가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문자 메시지가 나도는 등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더욱이 행사주최 측의 자매 사이트에 참가자 얼굴을 식별할 수 있는 정도의 사진들이 공개되면서 "참가 학생들이 징계 위험에 빠졌다"며 행사주최 측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사단법인 ‘21세기 청소년공동체 희망’이 개최한 7일 추모제에서 일부 학생들은 현장에 배치된 교사들과 장학관 등 수백명의 감독관들을 의식, 마스크를 쓰거나 유인물로 얼굴을 가리기도 했으며 교사들이 일부 학생들에 대해 참가 만류를 권유하는 광경이 목격되기도 했다. 경찰은 한때 돌발 상황을 우려해 60개 중대 6,000여명을 광화문 일대에 배치했다. 학생들은 이 자리에서 "내신등급제 때문에 성적에 너무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어른들이 우리의 절박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 줄 것"을 호소했다.
집회는 당국의 우려와는 달리 차분히 마무리됐지만 참가 고교생들은 교육 정책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입시제도 전반에 대한 의견을 모아 교육부에 전달키로 했으며, 일부 고교생들 사이에서는 ‘중간고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집회를 일주일 미루자’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가 퍼지기도 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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