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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ck-Briefing/ 9일 러 승전60주년 기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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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ck-Briefing/ 9일 러 승전60주년 기념식

입력
2005.05.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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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9일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세계 52개국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2차 대전 승전 60주년 기념행사를 갖는다. 미국 프랑스 등 전승국들은 물론 패전한 추축국인 독일 일본 이탈리아 정상까지 참석하는 이번 행사는 세계 평화와 화합을 다지는 대형 이벤트이다.

행사는 각국 정상들이 크렘린궁에서 환담한 뒤 붉은 광장의 레닌묘로 이동하며 시작된다. 참전 생존자들에 대한 훈장 수여, 군사 퍼레이드, 세계화합을 강조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연설이 이어진다.

행사 전후에는 각국 정상간 치열한 ‘기념식 외교전’도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대통령은 참석하지만,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참석하지 않는다. 모스크바는 비행금지구역이 설정되고 3만여 병력이 거리와 공항에서 검문을 강화해 긴장감도 높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기념식을 러시아의 높아진 위상을 세계에 과시하고 소련 붕괴로 상실된 국민의 자긍심을 회복시키는 계기로 삼기 위해 대대적인 준비를 해왔다. 국제평화에 기여하는 모습을 심어줘 ‘권위주의적 통치자’란 미국과 유럽의 비난을 피할 명분을 찾는다는 계산도 있다. 기념일 4시간 행사를 위해 1년 전 장관급 인사가 준비위원장에 임명됐고 무려 2억 달러의 비용이 책정됐다.

미국·유럽과 달리 러시아가 9일을 종전 기념일로 경축하는 것은 양측이 각기 다르게 2차 대전을 평가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전쟁의 결정적 승인을 노르망디 상륙작전(1944년 6월6일)으로 보고 이날 대규모 행사를 연다. 유럽에도 아우슈비츠 수용소 해방(45년 1월27일) 기념일 등 다양한 종전행사가 있다.

러시아는 옛 소련의 붉은 군대가 독일의 유럽 점령지를 해방시킨 날(45년 5월9일)을 전승기념일로 경축한다. 러시아인 2,000여만 명의 희생 속에 레닌그라드 등에서 나치를 막아낸 것이 2차대전의 전세를 역전시킨 결정적 계기였다는 것이다.

한편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6일 푸틴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차기 정부 구성 때문에 기념식에 참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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