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이라고 해서 모두 교원평가제를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국민들이 이 제도를 통해 우리 교원들이 저지른 그동안의 실수와 허물을 너그러이 용서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6일 오전 10시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 시민단체의 기자회견장으로 각광 받는 이곳이 규탄과 촉구의 구호 대신 절절한 반성의 언어로 뒤덮이면서 일순 고해성사실처럼 변해버렸다.
교육인적자원부의 교원평가제 도입을 놓고 전교조와 한국교총 등 양대 교원노조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교원단체로는 처음으로 사단법인 ‘좋은교사운동’이 적극 찬성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좋은교사운동은 이날 느티나무 카페에서 발표한 대국민 선언을 통해 "교육부의 교원평가제 안이 다소 미흡하지만 그 어떤 핑계나 구실도 대지 않고 제도 도입에 적극 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동안 내신조작, 촌지, 불법찬조금, 체벌 등의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일부 교원의 문제로 좁게 보았다"며 "우리에게는 일부의 문제이지만 그로 인해 상처받은 국민들에게는 모든 것을 잃는 아픔이라는 사실을 헤아리지 못해 결국은 전체 교원사회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재촉했다"고 머리를 조아렸다.
좋은교사운동은 2000년 15개 기독교사회단체와 3,000명의 교사들이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교직사회’를 모토로 조직한 교사실천운동 단체. 회원의 25%가 전교조, 15%가 교총 소속이며, 나머지 60%는 무소속이다. 이들은 "부적격 교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생과 학부모 중심의 다면평가는 피해갈 수 없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그렇다고 이들이 교육부 안에 전면적으로 동조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평가영역을 수업의 전문성만으로 한정하고 교원의 도덕성을 평가지표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또 "교장 1인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는 현행 근무평정제도를 개혁할 생각은 않고 또 하나의 평가제도를 추가해 교직 사회의 동의를 얻지 못한 것도 큰 불찰"이라며 교원인사제도의 개선을 요구했다.
송인수 좋은교사운동 상임총무는 "다른 교원단체들도 조건 없이 제도 도입을 수락하라"고 촉구했다. 좋은교사운동은 2001년부터 학교와 가정 간의 불신의 골을 메우기 위해 가정방문 캠페인을 전개해 온 데 이어 2003년부터 학생들이 평가주체가 되는 자발적 수업평가운동을 펼쳐오고 있다.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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