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 위주의 입시제도에 반발하는 고1 학생들의 촛불시위가 예정대로 오늘 저녁 열릴 모양이다. 부산과 대구 등지에서도 촛불시위를 열자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전파되고 있다고 한다. 교육정책에 반대해 학생들이 시위를 벌이는 미증유의 사태를 지켜봐야 하는 어른들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다. 오죽했으면 학생들이 자신들의 처지를 호소하기 위해 집단행동에 나서겠는가라고 생각하면 안타까움이 앞선다.
그럼에도 우리는 학생들에게 자제를 촉구할 수밖에 없다. 학생들이 겪는 혼란과 고통이 어떤 것인지 국민들이 충분히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위 도중 예상치 못한 불상사가 생길지 모른다는 우려도 크다. 제도를 보완하고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은 교육부와 정치권에 맡겨 주기 바란다.
학생들을 거리에 나오게 한 우선적인 책임은 교육부다. 실제로는 내신 비중이 크게 높아지지도 않는 데도 ‘내신 위주로 뽑는다’는 점을 강조해 학생들의 불안감을 키웠다. 과거 200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때 ‘한 가지만 잘하면 대학 갈 수 있다’는 식으로 홍보해 혼란을 야기했던 것과 마찬가지다. 교육의 한건주의 발상이 가져온 결과이기도 하다. 교육부는 이제라도 새 대입제도에서 잘못 알려진 부분은 정확히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알려야 한다. 또한 첫 중간고사 결과를 면밀히 분석해 드러난 문제점은 과감히 개선해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 등 일각에서 학생들의 움직임에 편승에 새 대입제도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라는 식의 무책임한 주장이 나오는 것은 지극히 우려할 일이다. 수년 전부터 예고돼 이미 시행에 들어갔고, 대학들도 한창 준비작업을 하고 있는 마당에 또다시 바꾸자는 것은 혼란을 극대화할 뿐이다. 지금 어른들은 우리 사회의 입시전쟁이 무엇 때문에 빚어졌는지 근본적인 해결책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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