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6일 "일본측이 야기한 독도, 역사 교과서 문제 등의 암초에 걸려 한일 관계가 어려워지게 됐다"면서 "이 암초를 제거하지 않는 이상 양국 관계는 또 다시 암초에 걸리게 돼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를 방문한 일본 자민당의 다케베 쓰토무(武部勤) 간사장, 공명당 후유시바 데쓰조(冬柴鐵三) 간사장 등 연립여당 간사장들로부터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친서를 전달 받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우리 국민들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 역사 교과서, 독도 등의 문제에 대한 일본의 태도를 과거 침략과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려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바라는 것은 새로운 사죄와 반성이 아니라 과거에 행한 사죄에 합당한 행동을 실천으로 옮겨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고이즈미 총리의 친서를 전달 받는 자리에서 일본측의 실천을 재차 촉구함으로써 우리 정부는 6월 25일께로 예정된 한일정상회담 때까지 일본을 향해 정치지도자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중지, 한일과거사에 대해 망언한 각료 등에 대한 문책, 역사 왜곡 시정 등을 계속 촉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케베 간사장은 이날 접견에서 ‘가까운 시일 내에 방한하여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한 진지한 의견 교환이 있기를 희망한다’는 내용을 담은 고이즈미 총리의 친서를 전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친서를 통해 노 대통령의 ‘3·1절 연설’ 및 ‘3·23 대국민 선언’등에 대해 "연설에 담겨 있는 한국측의 심정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전제한 뒤 과거사에 대한 통절한 반성을 언급한 지난달 아시아·아프리카정상회의 발언과 같은 뜻을 다시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접견에서 "일본이 새로운 사과를 하면 우리 국민들은 더 섭섭하게 생각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일본이 과거의 사과 정신에 배치되는 여러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와 같은 일이 반복되는 한 사과를 진정한 것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다케베 간사장 등 일본 대표단은 "노 대통령의 말씀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면담을 통해 분명한 문제의식을 가졌다"며 "양국간 신뢰 관계 구축을 위해 적극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