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자’와 ‘축구 천재’가 충돌한다.
현역 최고 골잡이인 본프레레호의 황태자 이동국(포항 스틸러스)과 프로 새내기 박주영(FC서울)이 자존심을 걸고 킬러 대결을 펼친다. 무대는 8일 오후 3시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프로축구 2005 삼성하우젠컵 마지막 날 경기. 제 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이동국과 한국축구의 미래를 걸머질 박주영 가운데 어느 쪽의 창이 더 날카로울지 벌써부터 팬들의 관심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더욱이 컵대회 피날레 경기라는 점도 극적인 흥미를 더한다. 구단측은 지난해 4월 3일 FC서울 홈 개막전에서 세웠던 K리그 사상 최대 관중(4만7,928명) 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리그 흥행 보증수표로 떠오른 박주영의 기세는 질풍노도 그 자체다. 6골로 나드손(수원 삼성) 김진용(울산 현대) 산드로(대구FC) 등과 함께 득점랭킹 공동 선두에 올라있다. 물론 5일 전북 현대전에서 컨디션 난조로 득점포가 침묵했지만 그 전까지 4경기 연속골을 뽑아냈다.
박주영은 어버이날인 8일 경기장을 찾는 어머니의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줄 예정이다. 어머니가 보는 앞에서 골을 넣어 프로 데뷔무대 득점왕에 등극하겠다는 각오. 박주영은 맞대결하게 된 이동국에 대해 "배울 점이 참 많은 선배"라고 말하면서도 "포항을 상대로 반드시 골을 넣어 팀 승리를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이동국의 기량도 절정에 올라 있다. 3월 상무제대 이후 소속팀 포항에 복귀한 뒤 6경기에서 4골을 신고했다. 1일 부산전과 5일 부천전에서는 연속 득점포를 작렬시켰다. 더욱이 포항은 현재 승점 19(4승7무)로 3위를 달리고 있다. 다득점으로 서울을 꺾는다면 우승도 불가능하지 않다. 물론 선두인 수원 삼성(승점 22)과 2위인 울산 현대(승점 20)가 각각 성남 일화와 대전 시티즌전에서 패할 때만 가능한 얘기다. 이동국은 "팀이 이길 수 있다면 득점이든 어시스트든 가리지 않겠다"고 말한다. 그는 "박주영은 훌륭한 선수다. 그러나 이번 경기는 나와 박주영의 싸움이 아니라 포항과 서울의 대결"이라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한편 올시즌 전관왕 우승을 노리는 수원은 이날 경기에서 성남과 무승부를 기록해도 챔피언 자리에 오르는 유리한 상황이다. 비길 경우 울산과 골득실을 따져야 하지만 현재 +8이어서 +5인 울산을 크게 앞서 있기 때문. 울산도 일단 대전을 물리치면 수원의 경기 결과에 따라 역전 우승을 바라볼 수 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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