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에 ‘웰빙 경영’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직원들이 건강해야 기업의 생산성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6일 재계에 따르면 LG전자의 통신 부문(MC·모바일 커뮤니케이션)은 최근 ‘건강 펀드’ 프로그램을 도입, 운영하고 있다. 건강 펀드는 체성분·생화학 검사, 식습관 조사, 머리카락 미네랄 검사는 물론 영양상담, 운동지도 등을 통해 건강 상태를 정밀 진단해 관리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가입자들은 기본급에서 10만원을 공제하되 3개월간 목표로 잡은 건강 수치에 도달하면 돈을 돌려 받게 된다. 단 실패하면 공제액은 불우이웃 돕기 성금으로 쓰여진다. 현재 15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여의도 LG전자 본사는 ‘간호사 방문제’를 도입, 임직원들이 매달 한번씩 간호사들의 방문 검진을 받도록 하고 있다. LG전자 창원공장은 금연 펀드를 조성, 급여에서 20만원을 뗀 뒤 1년간 금연에 성공하면 여기에 20만원을 보태 40만원을 주고 실패하면 불우이웃 성금으로 쓰고 있다. 공장내에는 펀드 가입 직원들의 흡연 여부를 체크하는 ‘금연 경찰팀’까지 생겼다. ‘삼진 아웃제’가 적용돼 세 번 적발되면 펀드에서 자동 탈퇴하게 된다. 창원공장은 또 건강검진 때마다 간 질환자가 전체 질환자의 40%를 넘자 매주 수요일을 ‘금주의 날’로 정했다. 평택의 LG전자 디지털미디어 사업본부는 뱃살 체지방 1㎏을 빼면 금 1돈을 주는 이색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 수원 사업장 일부 부서는 흡연장 근처에 있거나 담배 또는 라이터를 가지고 있다 적발되면 5,000원의 벌금을 부과한다. 옷에서 담배 냄새가 나도 마찬가지다. 대신 금연 서약서를 낸 사람들에게는 금연 보조제 구입비용으로 40만원을 지원하고 1년간 껌과 사탕까지 챙겨준다.
포스코는 2001년부터 보건 지원센터를 설립, 직원들이 무상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직원 건강도 전사적 경영혁신 프로젝트의 일부라고 보고 전 사업장을 금연구역으로 선포하는가 하면 ‘술잔 안돌리기’ 운동도 펼치고 있다.
하나은행은 건강에 ‘이상 신호’가 온 직원들에게 알맞은 운동 처방을 해주고 비용을 지원하는 ‘몸짱’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 이밖에 팬택 계열은 5년 이상 근속 임직원 및 가족에게 각종 질병에 대한 치료비를 최고 3,000만원 까지 지원해주며 대한항공은 종합병원 수준의 의료 진단장비를 갖춘 자체 의료원을 운영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임직원의 건강과 기업 경쟁력은 따로 떼놓고 생각할 수 없다"며 "직원 건강이 나빠지면 생산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자칫 소중한 인재를 잃게 될 수 있는 만큼 건강한 일터 만들기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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